남북문제
태영호 “김정은, 美에 北 약점 노출 인정…상반기 내 정상회담 힘들다”
뉴스종합| 2019-04-15 08:07
태영호 전 영국주재 북한 공사.[연합]

[헤럴드경제=모바일섹션] 태영호 전 영국주재 북한대사관 공사가 “올해 상반기 안에 정상회담들이 열리기 힘들게 됐다”며 “대남ㆍ대미 외교라인의 협상 폭도 상당히 줄어들었다”고 분석했다.

태 전 공사는 14일 자신의 블로그에 지난주(8일~14일) 북한 동향 글을 게재하고 지난 12일 있었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시정연설 내용을 분석하며 이같이 밝혔다.

태 전 공사는 “김 위원장이 하노이회담 결렬 43일만에 공식입장을 알린 것은 그만큼 내부에서 향후 행방을 놓고 고민이 컸다는 것”이라며 “문재인 정부에는 ‘중재자’ ‘촉진자’ 행세를 하지 말고 제 정신을 차리라고 불만을 표시했고, 미국에는 새로운 계산법을 가지고 오면 대화하겠다며 올해말까지라는 시간표까지 정해놨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위원장이 미북정상회담을 ‘한번은 더 해볼 용의가 있다’고 하면서도 ‘장기전’, ‘올해 말까지’라는 표현을 혼용한 것은 적어도 상반기에는 움직이지 않겠다는 의미”라며 “트럼프가 종신집권자인 김 위원장보다 ‘장기전’에 더 불리하다는 점을 알리려는 데 목적이 있다”고 평했다.

그는 특히 “김 위원장이 ‘지금 이 자리에서 생각해보면 그 무슨 제재해제 문제 때문에 목이 말라 미국과의 수뇌회담에 집착할 필요가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라고 언급함으로써 하노이에서 해제를 강하게 요구한 것이 결과적으로 북한의 약점을 노출시키는 전략적 실수가 됐다는 점도 간접적으로 인정했다”고 분석하며, “이제는 미국이나 한국이 북한의 요구에 맞게 좀 변했다는 것을 보여줄수 있는 내용이 사전에 인지돼야 김 위원장도 정상회담에 나올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태 전 공사는 김 위원장이 북한을 정상국가처럼 보이게 하기 위한 정치구조개편에 상당한 신경을 쓰고 있고, 이번 북한 인사변동을 통해 북한은 ‘김정은 유일지도체제’로 더욱 굳게 자리 잡았다고 총평했다. 아울러 (장기전에 대비하기 위해) 향후 북한경제에서 군수공업의 비중이 낮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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