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우주
[아시아나항공 매각]‘포ㆍ차’ 떼고 재계 60위 아래로…금호그룹의 추락
뉴스종합| 2019-04-15 09:34
- 한때 재계 7위…무리한 사세 확장 발목
- 차입금 눈덩이에 글로벌 금융위기 ‘비운’
- 아시아나항공 매출액 그룹의 64% 차지
- 재무구조 개선해도 예전 위상은 사라져


서울 김포공항에서 승객들이 아시아나 항공기 탑승 수속을 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정찬수 기자] 금호타이어에 이어 아시아나항공까지 매각할 경우 금호아시아나그룹의 규모는 중견기업 수준으로 추락할 것으로 보인다.

지배구조에서는 금호고속과 금호산업만 남는다. 한때 재계 7위까지 부상했던 위상은 25위에서 60위 아래로 추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15일 금융감독원과 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의 시총 1조1500억원 수준으로 지난해 매출액은 6조2012억원이었다.

그룹 매출액인 9조7329억원의 64%에 해당하는 규모다.

같은 기간 금호산업과 금호고속의 매출액은 각각 1조3767억원, 4232억원이었다.

자산 규모 축소도 불가피하다. 아시아나항공의 지난해 말 별도 기준 자산 규모는 6조9250억원으로 그룹 총자산(11조4894억원)의 60%를 차지했다.

결국 가장 비중이 큰 아시아나항공을 떼어내면 그룹의 자산 규모는 3분의 1 수준으로 위축될 수밖에 없다.

업계가 예상한 그룹의 자산 규모는 4조5000억원 수준이다. 재계 60위에도 못 미치는 규모다. 지난해 재계 59위 유진과 60위 한솔의 자산 규모는 각각 5조3000억원, 5조1000억원이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2006년과 2008년, 대우건설과 대한통운을 인수하며 몸집을 키웠다. 자산 규모를 26조원으로 키우며 재계 순위를 7위까지 끌어올렸다.

무리한 사세 확장이 발목을 잡았다. 기업 인수 과정에서 차입금 규모가 급격하게 늘었고 글로벌 금융위기까지 엎친데 덮치며 균열이 발생했다. 그룹은 2009년 재무구조 악화로 워크아웃(재무구조 개선 작업)에 들어갔고 경영권을 산업은행에 내줬다.

복귀한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2015년 금호산업을 다시 인수하면서 정상화 신호탄을 쐈지만, 금호타이어 인수 작업이 자금 압박으로 무산되며 재건의 꿈은 수포로 돌아갔다.

그룹의 사세는 줄어도 재무구조 개선과 비용 절감 차원에서는 결실을 보일 전망이다. 2012년 대한통운이 금호그룹에서 CJ그룹으로 매각될 당시 회사채 신용등급이 한국신용평가 기준 두 등급(A0→AA-) 상향된 것이 예다.

작년 말 기준 아시아나항공의 차입금은 3조1000억원, 연간 이자비용은 1635억원이었다. 조달금리가 1%포인트만 하락해도 310억원의 세전이익 개선이 가능하다는 결론이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아시아나항공이 새로운 대주주를 맞을 경우 그룹은 재무구조 개선과 비용 절감에 따른 신용등급 상향 효과를 얻겠지만, 줄어드는 몸집에 따른 재계의 영향력 축소는 불가피하다”며 “유상증자 등 자본 보충으로 추가적인 차입금 축소와 이자비용 감소가 그룹의 첫 번째 과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andy@heraldcorp.com

<2018년 금호아시아나그룹 계열사별 매출> (단위:억원)

아시아나항공 6조2012

금호산업 1조3767

금호고속 4232

에어부산 6547

아시아나DT 2440

에어서울 2215

[자료:금호아시아나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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