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 끝모를 경기하강, 노동유연성 제고만이 유일한 대책
뉴스종합| 2019-04-22 11:16
국내외 연구기관들의 경기전망 하향조정이 계속되며 이제 2% 초반대의 성장률이 보편화 되고 있다. LG경제연구원은 21일 경제전망 보고서에서 올해 성장률 전망을 2.5%에서 2.3%로 낮춰 제시했다. 앞서 신용평가사인 무디스는 2.1%, S&P는 2.4%로 각각 내다봤고 그나마 가장 낙관적이던 한국은행마저 지난주 2.5%로 성장률 전망을 공식적으로 낮췄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을 포함해 한국금융연구원과 자본시장연구원 등 연초에 2.6%를 예상했던 관급기관 대부분도 그 폭의 차이만 있을 뿐 하향 조정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내리막의 경사도 가파르다. 2000년 이후 경기 하향 국면의 평균 지속기간(1년 6개월)을 넘어섰고 하향 속도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래 가장 빠르다. 연초 전망을 불과 4개월만에 수정해야 할 정도다. KDI가 이달 초 경기진단 표현 수위를 ‘둔화’에서 ‘부진’으로 바꾼 건 당연한 일이었다.

걱정되는 건 반등시점이다. 올해 하반기부터 좀 나아질 것으로 보는 곳은 한국은행뿐이다.이주열 총재는 “하반기 들어 수출과 설비투자가 회복세를 보이며 ‘상저하고’의 경기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시장은 희망사항으로 받아들인다. 추경이 있다지만 올해 7조원 가량을 쏟아부어도 성장률에 미치는 영향은 0.1%에도 미치지 못한다. 재정정책 효과는 한정적이란 얘기다. 그렇다고 마구 추경을 확대할 수도 없다. 용처를 분명히 하기도 어렵지만 재원도 문제다. 든든한 곳간이던 반도체의 부진으로 지난해와같은 세수 호황은 이제 끝났다.

반면 하강에 힘을 보탤 요인들은 너무 많다. 글로벌 교역은 2017년 5.4% 성장한 뒤 지난해 3.8%로 후퇴했다. 올해는 더 낮아진다. 국제통화기금(IMF)이 전망한 올해 전세계 경제 성장률은 3.5%이고 내년에도 하강 기류는 이어질 것으로 본다. 국내 요인도 다 같은 방향이다. 저출산으로 올해부터 인구가 자연 감소하면서 민간소비는 점점 둔화되고 주택경기 하향 우려에 건설투자 위축은 계속된다. 수출둔화에 설비투자는 지난해에 이어 마이너스 성장일게 분명하다.

추락하는 상황에서 엔진 돌릴 기름마저 여의치 않다면 길은 하나다. 기류를 잘 타고 넘는 조종술로 목적지까지 가야한다. 경제에선 돈 안들이고 생산성 높이는 정책이다. 현재 유일한 길은 탄력근로제를 비롯한 노동유연성 제고뿐이다. 친기업까지는 바라지도 않는다. 다만 경기하강을 가속화시킨 친노동 정책에선 벗어나야 한다. 그래야 길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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