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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맥주 주춤한 사이…국내 맥주株 반등의 계절
뉴스종합| 2019-04-23 11:32

수입맥주의 공세속에 국내 맥주주(株)들이 고군분투다. 저가맥주 전략과 비알콜 음료부문으로 실적을 지탱하고 있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하이트진로와 롯데칠성 주가는 올해 각각 9.9%, 18.6%(전날 종가기준) 상승했다. 편의점의 ‘수입맥주 4캔에 1만원(또는 그 미만)’ 공세에 쪼그라든 점유율을 감안하면 선전이다.

국내 맥주주들의 상승 배경에는 우선 수입맥주의 성장이 꼭지를 찍은 데 있다. 수입맥주 점유율은 2013년 4.9%에서 지난해 19%로 급상승했지만, 증가폭은 2017년 44.5%에서 작년 17.9%로 둔화됐다.

국내맥주가 2013~2017년 주세(酒稅)법의 공백으로 안방시장을 속수무책으로 내줬다면, 지난해 이후에는 나름의 방어책을 마련하기 시작한 것으로 풀이된다.

하이트진로는 맥주에 비해 유리한 주세율을 적용받는 발포주 필라이트를 1차 방어선으로 활용하고 있다. 발포주는 국내 주세법상 맥주가 아닌 기타주류로 분류돼, 일반 맥주(주세율 72%)보다 낮은 30%의 주세율을 적용 받는다.

지난 1분기 필라이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1.5% 증가한 320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되며, 올해 전체 맥주시장 대비 필라이트 비중은 21.2%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달 출시한 신제품 테라가 소맥용으로 각광받고 있는 ‘카스처럼’의 판도를 ‘테슬라’로 바꿀 수 있을 지도 주목된다. ‘카스처럼’은 비상장사인 업계 1위 오비맥주의 카스와 롯데칠성의 처음처럼의 조합인 반면, ‘테슬라’는 하이트진로가 자사의 테라와 참이슬을 조합한 것이다.

조상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하이트진로가 9년 만에 출시한 신제품 테라는 기존 맥주와 맛ㆍ디자인 등에서 차별화 포인트를 내세워 초기 반응이 좋은 편”이라고 말했다.

특히 이달 오비맥주가 출고가격을 인상해 카스와 테라의 주점기준 가격이 최대 1000원으로 벌어진 것도 호재다.

롯데칠성은 여름 폭염이 예상되면서 탄산음료와 생수 매출 증가가 기대되는데다 수익성이 높은 소주(처음처럼)의 점유율이 상승하고 있어 맥주부문 적자를 만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정소라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52시간 근무에 따른 회식문화 감소로 B2B(Business to Business)채널 판관비 절감이 가능할 것”이라며 “최근 논의하고 있는 발포주 출시를 연내 시행할 경우 적자폭 축소속도는 더욱 빨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국내 양사도 수입맥주 시장에 발을 담그고 있다. 하이트진로는 수입맥주 부문 매출이 지난 2016년 470억원에서 작년 1000억원으로 늘었으며, 롯데칠성은 수입맥주 OEM(주문자 상표 부착 생산) 여부를 타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윤호 기자/youkno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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