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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사주 매입 급감…올해는 나아질까
뉴스종합| 2019-04-23 11:31
작년 코스피 기업 40% 
삼성전자 제외땐 수치 개선
증권가 “올 배당 더 늘듯”



스튜어드십코드가 무색하다. 지난해 코스피 기업들의 자사주 매입 규모가 전년 대비 40% 이상 급감했다. 삼성전자 자사주 매입 효과가 사라진 영향이 크다. 올해는 좀 더 나아질 전망이다.

23일 대신증권에 따르면, 지난해 유가증권시장 상장사의 자사주 매입 규모는 약 5조8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9조9000억원) 대비 약 41.4% 감소했다. 같은 기간 미국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에 속한 기업들의 자사주 매입 규모가 5190억달러에서 8060억달러로 55.3% 급증한 것과 대비된다.

지난 2년 간약 21조원 자사주를 매입했던 삼성전자가 지난해부터 자사주 매입 정책을 종료한 영향이 크다. 자사주 매입과 배당을 함께 확인하면 코스피 주주 환원을 좀 더 뚜렷하게 확인할 수 있다.

현금배당과 자사주 매입 규모를 합친 금액이 전체 잉여현금흐름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17년 61.0%에서 지난해 54.8%로 낮아졌다. 코스피 기업의 잉여현금흐름(영업활동현금흐름에서 설비투자를 제한 금액, 제조업 기준)은 54조6000억원 수준으로, 전년(50조9000억원) 대비 7% 이상 늘었다.

그런데 삼성전자를 제외하고 보면 주주환원 규모는 늘어나는 모습이다. 삼성전자를 제외한 코스피 기업들의 잉여 현금흐름 대비 주주환원 규모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7년 약58%에서 지난해 65%가량으로 높아졌다. 자사주 매입 규모가 늘어난 결과다. 현금배당 규모는 2%대 증가율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같은 기간 이들의 잉여현금은 4.5% 증가했다.

금융투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 자사주 매입은 현대차그룹이나 롯데그룹의 지배구조 개편 맞물려 주주가치를 제고하려는 움직임의 영향이 컸다”라며 “삼성전자나 지수 자체에 투자하는 외국인투자자 입장에서는 주주환원 측면에서 매력도가 높아졌다고 보기 힘들다”고 말했다.

하지만 올해 기업 실적이 부진에도 주주환원 규모는 더 늘어날 것이란 기대가 크다. 잉여현금흐름에서 주주환원 규모를 차감한 금액이 지난 2014년 이후 100조원에 달하는 등, 비축되는 현금 규모에 비해 주주환원 규모의 확대 속도가 빠르지 않았기 때문이다.

조승빈 대신증권 연구원은 “기업들이 풍부해진 잉여현금흐름으로 현금성자산을 비축해 놓고 있는데, 기업의 입장에서도 글로벌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와 불확실한 미래를 고려했을 때 투자를 늘릴 가능성은 낮다”며 “이제는 기업들이 경기 흐름과 달리 상당한 규모의 잉여현금흐름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최준선 기자/hum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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