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정찬수 기자 獨 뮌헨서 시승 행사] 벤츠 ‘더 뉴 CLA’ 세련된 외모·가상현실 내비 “역시 슈퍼카”
뉴스종합| 2019-04-23 11:28
바닥 붙어달리는 쿠페매력 온몸에
저중심 설계 운전재미 업그레이드
100㎞/h 속도에서도 풍절음 미미
코너·급제동에도 쏠림 현상 없어
전방 500m까지 내다보는 레이더
시골길 작은 턱까지 정확히 인지


더 뉴 CLA 200d. [메르세데스-벤츠 제공]

[뮌헨(독일)=정찬수 기자] 메르세데스-벤츠가 지난 2013년 출시한 컴팩트 4도어 쿠페 ‘CLA’가 7년 만에 풀체인지 모델로 돌아왔다. 이전 세대의 장점을 이어받은 날렵하고 세련된 외관에 스마트폰 세대를 의식한 ‘MBUX’를 탑재한 것이 특징이다.

메르세데스-벤츠가 지난 9~10일(현지시각) 독일 뮌헨에서 전 세계 언론을 대상으로 개최한 ‘더 뉴 CLA 시승행사’는 회사의 미래 비전을 공개하는 자리였다. 자사의 안방인 슈투트가르트를 벗어나 BMW의 심장부를 택했다는 점에서 미래형 컴팩트 쿠페에 대한 자신감을 엿볼 수 있었다.

현지에서 1박 2일간 진행된 시승은 디젤 모델인 CLA 220d를 시작으로 CLA 250 4매틱, CLA 200 등 가솔린 모델로 이어졌다. 시승 코스는 뮌헨에서 출발해 수덴 아우프(SUDEN auf)와 테게른제(Tegernsee)를 아우르는 300㎞에 달하는 국도와 고속도로 구성됐다.

▶세련미 뒤에 숨은 과학=2세대 CLA는 완벽한 비율의 쿠페형 디자인을 계승했다. 파워돔이 들어간 보닛과 유선형 라인은 공기 저항을 최대한 억제했다. 미세하게 낮아진 전고와 윤거(바퀴 간 거리)는 주행성을 높이는 동시에 ‘바닥에 붙어 달리는’ 쿠페 특유의 매력을 강조했다.

수치상 뉴 CLA의 CdA(항력계수X기준면적)는 0.51㎡에 불과하다. 이는 경륜 자전거(0.50㎡)보다 약간 낮은 수준으로 전 세계 양산 차량 중 공기역학적으로 효율적인 모델인 A클래스(0.49㎡)에 가깝다.

그릴에서 프론트 휠 스포일러로 이어지는 공기 흐름의 개선은 정숙성과 연료 효율로 귀결된다. 실제 100㎞/h를 웃도는 속도에서도 풍절음이 미미했다. 엔진음과 노면 소음까지 적어 속도감이 느껴지지 않았다. 중립 주행 상태에서는 공기 흐름으로 바퀴가 더 굴러가는 느낌마저 들었다.

전면 63㎜, 후면 55㎜ 늘어난 넓은 윤거와 저중심 설계는 핸들링의 민첩함을 도왔다. 곡률이 심한 코너와 급제동에도 쏠림 없이 접지력을 유지하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직경을 넓힌 스태빌라이저 바(bar)와 능동형 어댑티브 댐핑 시스템 덕분에 차체는 어떤 상황에서도 운전자 움직임을 그대로 노면에 전달했다.

더 뉴 CLA 200d 실내. 스마트폰에 익숙한 젊은 세대를 의식한 인테리어 구성은 미래지향적인 모습이다 정찬수 기자/andy@

▶강력해진 심장, 똑똑해진 머리
=처음 탑승한 뉴 CLA 200d 엔진의 최고 출력은 190마력(hp)으로 이전 세대보다 개선된 성능을 보였다. 두드러졌던 디젤 엔진 특유의 진동과 소음도 사라졌다. 흡차음재를 아끼지 않은 설계와 진일보한 강성의 효과였다.

경제성과 함께 친환경성도 갖첬다. 디젤 엔진은 언더바디에 장착된 SCR 촉매 컨버터를 통해 다양한 도로에서 1㎞당 10.393mg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한다. 가솔린보다 낮은 수치로 유로 6d 기준인 80mg를 크게 밑돈다.

224마력의 출력을 가진 CLA 250은 가속 성능에 초점이 맞춰진 모델이다. 제로백(0→100㎞/h)이 6.3초에 불과하다. 마지막으로 시승한 CLA 200은 163마력을 지닌 배기량 1332cc 엔진을 탑재한 트림으로 연비 주행에 적합했다. 다른 트림보다 힘은 부족하지만 저영역 RPM에서 충분한 토크를 발휘해 시내 주행에서 부족함은 느껴지지 않았다.

주행보조 시스템은 독특한 만족감을 줬다. 능동형 브레이크 어시스트는 총 3단계로 경고음 뒤 브레이크가 작동됐다. 주변의 위험 상황을 감지하면 차가 ‘퉁’ 튕기며 운전자에게 경각심을 줬다. 능동형 비상 정지 어시스트와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도 영민했다. 전방 500m를 내다보는 레이더는 앞차와의 간격은 물론 도로에 그려진 차선부터 시골길의 작은 턱까지 정확히 인식했다. 

더 뉴 CLA. [메르세데스-벤츠 제공]

▶MBUX, 자동차의 ‘시리’ 넘보다=차량과 소통할 수 있는 ‘MBUX(Mercedes-Benz User Experience)’는 내비게이션 외에도 증강현실을 접목한 정보를 음성으로 주고 받는다.

실제 주행 중 ‘헤이 메르세데스’로 불러 ‘BTS 노래를 틀어달라’고 명령하자 MBUX는 온라인으로 곡을 찾아 자동으로 재생했다. 스포츠, 주식, 상식 등에 대한 대답도 아이폰의 ‘시리’처럼 정확하게 대답했다.

인테리어 어시스트도 인상적이다. 대시보드의 터치스크린이나 센터 콘솔에 손이 접근하면 이를 인식해 콘텐츠를 활성화하는 기능이다. 시스템은 운전자와 조수석의 손을 구분한다. 개인별 손 모양을 설정 화면에서 설정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었다.

계기반에서 센터페시아로 연결되는 내비게이션은 사용자가 입맛에 맞춰 비주얼을 개인화할 수 있다. 카메라가 길을 촬영하며 화살표로 갈 길을 실시간으로 알려주는 기능도 인상적이었다. 복잡한 한국 도로에서 어떻게 구현될지 기대되는 대목이다.

연내 국내 출시하는 CLA 가격은 AMG 라인을 제외하고 5000만원 초반대에 책정될 전망이다. 다소 비좁은 헤드룸을 양보한다면 5530만원의 C클래스 220d(4월 3일 기준)보다 가성비는 높을 것으로 보인다. 

더 뉴 CLA. [메르세데스-벤츠 제공]

내비게이션과 HUD(헤드업디스플레이)의 한국 현지화가 관건이다. MBUX의 한국어 지원은 확실하지만 음성인식에 대한 의구심은 남는다. 온라인 접속이 필수적인 만큼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는 별도 요금을 받지 않고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and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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