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카드
리스·할부사‘질주’ vs 카드사 ‘뒷걸음’
뉴스종합| 2019-04-23 11:30
할부·리스 등 작년 순익 2조 육박
이자수익 13.6%·자산 9.5% 증가
수수료 깎인 카드사 실적 급감
하나카드 올 1분기 순익 28.6% 하락



신용카드사들은 리스ㆍ할부금융사들과 함께 여신전문금융법을 적용받는다. 여신전문금융협회 소속인 점도 같다. 하지만 다른 규제가 적용되면서 경영실적이 크게 엇갈리고 있다. 수수료가 강제로 깎인 신용카드사들의 실적은 급감한 반면, 이렇다할 새로운 규제가 없는 리스ㆍ할부금융사는 안정적인 수익을 내고 있다.

금융융감독원이 23일 공개한 잠정 영업실적 자료를 보면 신용카드사를 제외한 여전사 97곳(할부금융 21개·리스 25개·신기술금융 51개)의 작년 당기순이익은 1조9427억원으로 전년(1조9244억원)보다 183억원 늘며 2조원에 육박했다.

할부·리스 등 고유업무 순이익이 전년(2조5432억원)보다 8.5%(2167억원), 이자수익도 같은 기간 13.6%(6360억원) 증가했다. 그럼에도 순이익 증가폭이 크지 않은 것은 조달비용(3659억원)과 대손비용(3428억원) 부담이 커지면서다.

금감원 관계자는 “여전사들의 여전채 발행 비용이 늘고 자산 건전성 하향 분류가 증가한 영향으로 대손충당금도 늘어난 탓”이라고 설명했다.

자산도 증가세를 이어갔다. 97개사의 지난해 말 총자산은 143조5000억원으로 전년 말 대비 12조4000억원(9.5%) 늘었다. 다만 오는 6월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지표 도입은 변수가 될 수 있다.

반면 전날 카드사 가운데 가장 먼저 1분기 경영실적을 공개한 하나카드는 그야말로 ‘어닝 쇼크’ 수준이다. 올 첫 석달간 거둔 순이익이 182억원이다. 지난해 1분기(255억원)보다 28.6%(73억원) 감소했다. 수수료율 인하에 따라 수수료 이익이 전년동기대비 37억원 감소한 1970억원으로 집계됐다.

금융당국은 지난해 11월 ‘카드수수료 종합개편방안’을 발표, 신용카드 우대수수료 적용 대상을 연매출 5억원 이하에서 30억원 이하 가맹점으로 확대하는 등 영세·중소가맹점 수수료율 인하를 결정했다. 이는 전산망 개편 등으로 지난 1월말부터 실제 적용됐고 이번 1분기 실적에 처음으로 반영이 돼 나타난 것이다.

현재 1분기 실적 발표가 임박한 다른 카드사들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다.

한국은행의 생산자물가지수(품목별) 자료에 따르면 카드 가맹점 수수료 증가율은 작년 11월부터 지난달까지 5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다.

이 때문에 카드사들은 현재 이동통신, 대형마트, 항공사 등 초대형 가맹점들과 벌이고 있는 수수료율 협의에서 더욱 강경한 자세를 취하면서 협상전이 더 장기화될 수 있단 전망도 나온다. 초대형 가맹점들의 수수료율이 높아질 경우 그 부담을 소비자에게 전가할 가능성이 크다.

서경원·배두헌 기자/gi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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