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
선박 고의 화재로 68억 타내…보험사기 적발 역대 최고
뉴스종합| 2019-04-23 12:11
적발금액 7982억, 전년비 9.3%↑
조직적 대규모 사기 증가
장기손보, 차보험 사기 추월


[헤럴드경제=한희라 기자]#무등록렌트카업체 A씨는 40여대의 외제차를 대여하면서 실제 차종보다 고급 차종을 대여한 것처럼 허위 청구하거나 계약서를 위조해 15억4000만원을 편취했다. 또 여러 덴트업체(유리막 시공)와 공모해 차량에 유리막코팅을 하지 않고 허위보증서를 작성해 6000만원의 보험금을 받아냈다. 렌트카 업체, 덴트업체, 인터넷 자동차 동호회 차주 등 다수가 보험사기에 가담했다.

# B씨는 지인들과 공모해 해외 항구에 정박중이던 원양어선에 불을 질러 화재보험금 600만달러(원화 약 68억원)을 타냈다. B씨는 사고 전 화재보험 담보액을 6배 증액했으며 현장에 없었다는 알리바이도 만들었다.

2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보험사기 적발금액이 7982억원으로 전년 대비 9.3% 증가해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조직적 대규모 보험사기가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적발인원은 7만9179명으로 전년 대비 4356명(5.2%) 감소해 1인당 적발금액이 지난해 870만원에서 1010만원으로 증가했다.

장기손해보험 적발금액이 처음으로 자동차보험을 추월했다. 그동안 보험사기의 절반 이상을 점유했던 자동차보험은 지속적으로 감소해 2015년 47%, 2016년 45%, 2017년 43.9%, 2018년 41.6%로 계속 감소했다.

고령층의 보험사기가 증가한 것도 두드러진다. 30~50대 혐의자는 2017년 68.5%에서 지난해 66.8%로 줄었으나, 60대 이상은 14.5%에서 16.1%로 증가했다.

성비는 남성 68.8%(5만4488명), 여성 31.2%(2만4691명)으로 나타났다. 남성은 자동차보험 사기 비중이 74.3%로 높은 반면 여성은 허위입원 등 병원 관련이 46.9%로 많았다.

보험설계사 및 정비업체 종사자의 보험사기가 지속적으로 증가한 것도 특징이다. 보험 지식이 해박한 이들의 사기 가담이 늘면서 최근 3년간 보험사기 행태가 조직화ㆍ전문화되는 추세를 보였다. 보험업 모집종사자의 보험사기는 2017년 1055명에서 지난해 1250명으로, 정비업소 종사자는2017년 1022명에서 지난해 1116명으로 늘었다.

보험사기 신고센터에는 지난해 4981건의 제보가 접수됐으며, 우수 제보자에 대해 24억원의 신고포상금을 지급했다. 포상금액이 큰 유형은 병원관련 제보로, 의료기관 내부자 및 모집 종사자 등의 제보가 보험사기 적발에 크게 기여한 것으로 분석됐다. 음주ㆍ무면허운전(62.4%), 운전자 바꿔치기(11.4%) 등 자동차보험사기 제보에 대한 포상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금감원은 “보험사기는 국민건강보험 재정누수에 이어 선의의 보험계약자의 보험료 부담 증가 뿐 아니라 대다수의 국민들에게 피해를 주는 범죄”라며 적극적인 제보를 당부했다.

hanir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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