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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녹슨 규제’ 대기업 집단 동일인 지정제 개선해야
뉴스종합|2019-05-16 11:00
공정거래위원회가 15일 발표한 대기업집단 지정에서 관심의 촛점은 단연 동일인이다. 자산총액을 기준으로 지정하는 공시대상 기업집단(자산 5조원 이상)이나 상호출자 제한기업집단(10조원 이상)은 연말 결산이 끝나면 대체로 윤곽이 드러난다. 5월 공정위의 발표는 연결재무제표를 확인하는 공식적인 절차에 불과하다.

공정위는 이날 기존 총수가 사망한 3개 기업집단의 동일인(총수)을 변경했다. LG는 고 구본무 전 회장에서 구광모 회장으로, 두산은 고 박용곤 명예회장에서 박정원 회장으로 바뀌었고 한진도 고 조양호 전 회장을 대신해 조원태 한진칼 회장이 지정됐다.

하지만 건강이상설이 심각한 현대차 정몽구 회장은 여전히 총수 자리를 지켰고 퇴진한 금호아시아나 박삼구 전 회장과 코오롱 이웅렬 전 회장도 마찬가지다. 대림과 효성, 동원 등도 경영일선에서 물러난지 오랜 기존 총수들이 자리는 그대로다. 병환 때문이든 자의든 경영과 무관함에도 총수 자리는 유지한 것이다. 공정위가 유지시켰다고 보는 편이 맞다. 여전히 실질적인 지배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공정위의 자의적 판단에 따른 것이기 때문이다.

공정위는 실제로 총수가 사망하지 않는 한 동일인을 교체하는 일이 거의 없다. 정상적인 의사소통 자체가 되지않는다는 게 확인된 삼성과 롯데의 총수 교체가 극히 이례적인 사례일 뿐이다. ‘실질적 지배력’ 이외에는 이렇다할 설명도 없다.

과거 총수의 영향력이 절대적이었던 시대엔 이들에 대한 규제가 경제력 집중을 막는데 도움이 됐다. 동일인이 확정되면 혈족 6촌, 인척 4촌까지의 지분보유 현황 등을 따진다. 대기업 집단의 범위가 달라진다. 하지만이제 세상이 달라졌다. 지배관계가 분산되거나 이사회가 경영의 중심에 서 있는 경우도 점점 많아진다.

공정위의 동일인 지정제도를 유지가 행정 편의성 때문이라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문제가 생겼을 때 법적 책임을 묻기에는 그룹 총수가 제격이다. 공정위는 “다른 사람에게 책임을 전가하지 못하도록 하는 효과가 있다”지만 제도의 존속 이유로 내세우기에는 한참 모자란다. 대신 대통령과 대기업 간담회나 해외 순방 등 홍보효과가 필요한 경우 총수들보다 좋은 병풍도 없다.

사실 선진 기업의 나갈 방향은 총수 개인의 지배에서 벗어나 전문경영인이 책임지고 경영하는 문화다. 기존의 동일인 지정제도는 오히려 이런 문화의 정착을 가로막는다. 후세 경영으로의 자연스러운 전환에도 걸림돌이다. 적어도 총수없는 기업이 대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하는 길은 마련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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