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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면의 건강학 ②] 자다가 ‘컥’…수면 무호흡에 수술만이 능사 아냐
라이프| 2019-05-16 11:12
-수면 무호흡증, 고혈압ㆍ뇌졸중 등 위험 높여
-수면 학회, 수술 치료보다는 양압기 치료 권고
-체중 감소, 금연, 금주도 병행해야 효과적


[수면무호흡증 치료에 있어서는 수술보다는 양압기 치료가 더 안전하고 효과적이다.]

[헤럴드경제=손인규 기자]#서울에 사는 직장인 이모(38)씨는 지난 해 결혼을 한 뒤 1년 만에 체중이 10kg 이상 늘어 90kg을 넘어섰다. 이씨는 몸이 무거워진 것을 느끼고 있는데 특히 잠을 잘 때 불편하다. 원래 코는 좀 골았는데 최근에는 자다가 숨이 턱 막혀 잠을 깬 적이 한 두 번이 아니다. 잠을 푹 자지 못하니 낮에 졸리기도 하고 혈압도 좀 높아졌다. 이씨는 요즘 코골이 수술을 많이 한다는 말에 수술을 해볼까 고민 중이다.

코골이나 수면무호흡증으로 인해 수면의 질이 떨어진 사람들이 늘고 있다. 이들은 불편함을 없애기 위한 하나의 방법으로 수술을 고려하는 경우가 있지만 섣불리 수술을 하기보다는 수면치료와 함께 체중 조절을 하는 것이 보다 안전하고 효과적인 방법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수면장애를 가지고 있는 환자는 2013년 38만명에서 2017년 51만5000명으로 30% 증가했다. 수면장애 환자 중 수면무호흡 환자는 2만7000여명에서 3만1000여명으로 해마다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골이’는 목젖 뒤쪽의 기도가 좁아지면서 공기 흐름에 저항이 생겨 주위 구조물들이 떨리며 나는 소리다. 코골이가 더 진행되면 목젖이 인두벽을 완전히 막아 공기의 흐름이 10초 이상 멈춘 상태가 수면 중 반복되는데 이를 ‘수면무호흡증’이라고 한다.

수면무호흡증은 무호흡이나 저호흡이 시간당 5회 이상 나타나며 낮에 졸리거나, 숨이 막혀 잠에서 깨거나, 동반자에 의해 습관적인 호흡장애가 관찰되거나 고혈압, 당뇨, 심방세동, 울혈성 심부전, 뇌졸중, 인지 장애 등 합병증이 동반되면 수면무호흡증으로 진단된다. 해당 증상이 동반되지 않아도 15회 이상 무호흡 또는 저호흡이 나타나면 수면무호흡증으로 진단된다.

수면무호흡증의 원인은 다양한데 우선 비만이 가장 큰 원인이다. 또한 나이가 들수록 기도 주위 근육이 약해져 기도가 좁아져 증상이 악화된다. 호르몬 차이로 여성보다 남성에게서 발병률이 높으며 비중격만곡증, 비염 등 질병도 원인이 된다.

박일호 고대 구로병원 이비인후ㆍ두경부외과 교수는 “수면무호흡증을 단순한 코골이로 여겨 치료의 필요성을 간과하는 경우가 많지만 뇌졸중, 심근경색 등 다양한 합병증 때문에 사망에도 이를 수 있는 병”이라고 말했다.

수면무호흡증을 방치하면 고혈압 발병률이 정상인에 비해 9.7배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심부전 발병위험은 2.2배, 관상동맥질환은 1.3배 발생이 증가하는 등 심혈관계 합병증 위험도 크다. 자주 잠이 깨다 보니 주간졸림증이 심해지고 불안증, 우울증, 불면증의 빈도도 심해지며 또한 뇌로 가는 혈관이 터지는 뇌졸중 발병도 정상인에 비해 1.6배 높은 것으로 밝혀졌다.

수면무호흡증은 수면다원검사를 통해 진단한다. 수면다원검사는 수면질환을 진단하는데 있어 가장 중요한 검사로 수면의 단계와 각성의 빈도로 수면의 질을 평가한다.

치료는 기도 협착을 유발하는 구조물을 제거하는 수술적 치료와 수면 중 기도를 확장해주는 양압기를 착용하는 비수술적인 치료가 있다. 다만 수술보다는 양압기를 이용한 비수술적인 치료가 더 효과적이고 안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국내에서 많이 행해지는 수면무호흡증(기도확장) 수술로 정상화된 사례는 거의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대한수면의학회는 “코골이와 수면무호흡증이 나타나는 경우 수술로 치료하기는 매우 어렵고 그 효과도 제한적”이라며 “구강내장치술이나 마스크를 통해서 일정한 압력의 공기를 기도로 불어넣어 기도를 확보하는 양압술 치료가 가장 효과적이어서 미국, 유럽, 일본 등에서 양압술 치료가 표준적인 치료로 널리 사용되고 있다” 고 밝혔다. 미국수면학회에서도 수면무호흡증의 1차 치료로 양압기 치료를 권장하고 있다. 특히 지난 해 7월부터 수면무호흡증 환자에게 수면다원검사와 양압기 치료에 건강보험이 적용되면서 환자의 치료 환경은 보다 개선됐다.

한편 수면 치료와 함께 체중 조절, 금연, 금주 등의 생활습관 개선도 필요하다. 장지희 서울대치과병원 구강내과 교수는 ”과체중은 폐쇄성수면무호흡증의 주요 위험인자로 알려져 있는 만큼 과체중 환자에게서 체중감소는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된다“며 ”옆으로 누워서 자는 것으로 수면 자세를 바꾸게 되면 폐쇄성 수면무호흡증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박 교수도 ”술은 점막에 부종을 발생시켜 점액 분비가 증가하기 때문에 기도가 막히기 쉬우며 담배도 상기도 점막에 염증을 유발한다고 알려져 금주, 금연을 권장한다“고 말했다.

iks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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