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 뚝 떨어진 한국당 지지율, 막말 쏟아낸 당연한 대가
뉴스종합| 2019-05-17 11:08
막말이 막말을 낳는 정치권의 악순환이 끝이 없다. 상대 정치 세력을 향해 마치 경쟁이라도 하는 듯 거친 말들이 난무하고 있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의 ‘달창’ 논란에 여론의 비판이 쏟아지고 있는데도 도무지 잦아들 줄 모른다. 오히려 그 강도가 점차 높아지는 형국이다. 민주당과 한국당 간 막말 공방에 범 여권이라 할 정의당까지 가세하는 판이니 ‘막말 삼국지’가 따로 없다. 상대에 대한 배려와 품격은 정치권에선 개 발의 편자이고 돼지 목에 진주목걸이일 뿐이다.

정치권 막말 대열에는 여야가 따로 없다. 김현아 한국당 의원이 16일 문재인 대통령을 ‘한센병’에 빗댄 사례는 ‘막말 경쟁’의 종합판이라 할만하다. 김 의원은 “상처가 났는데 고통을 느끼지 못해 방치하게 되는 게 한센병”이라며 “문 대통령이 국민의 고통을 느끼지 못한다면 이런 의학적 용어를 쓸수 있다”고 말해 파장이 확산되고 있다. 최근 중소기업인 행사에서 “총체적으로 우리 경제가 성공으로 나아가고 있다”며 현실과 괴리된 문 대통령 발언을 두고 한 말이다. 야당 국회의원으로서 대통령을 비판하고 평가할 수는 있다. 하지만 한센병은 정치인이 공개 석상에 대통령에 대해 쓸 수 있는 적절한 표현이 아니다. 여당은 물론 국민적 비난을 받아도 할 말이 없다.

그러나 김 의원이 ‘한센병 논란’의 빌미는 민주당과 정의당이 제공한 것이다. 이정미 정의당 대표가 15일 한 라디오에 출연해 황교안 한국당 대표의 5ㆍ18 광주민주화운동 기념식 참석에 대해 “사이코패스 수준”이라고 말했다. 한국당의 지적과 반발이 아니더라도 정당 대표가 다른 정당 대표에게 이런 말을 한다는 게 놀랍기만 하다. 참으로 유치하고 품위없는 저급한 표현이다. 한데 표창원 민주당 의원이 가세하면서 논란은 더 증폭됐다. 표 의원이 “학술용어이고, 언론에서도 대중적으로 사용하는 용어”라고 이 대표를 거든 것이다. 그러니 김 의원도 “같이 들이댈 수 있지 않을까”하며 한센병 얘기를 꺼냈다고 한다. 물고 물리는 막말의 향연이다.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의 이번 주 지지율 조사 결과를 놓고 말이 많다. 지난 주 1.6%포인트 차이까지 민주당을 따라 잡았던 한국당의 지지율이 갑자기 16%포인트 이상 벌어진데 따른 것이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의 개입 때문이라는 등 뒷말이 무성하다. 하지만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의 달창 파문이 지지율 하락에 결정적 요인이 된 건 누구도 부인키 어려울 것이다. 국민들이 매의 눈으로 지켜보고 있다. 막말의 끝은 결국 자기 파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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