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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중구청장 "구의회, 예산 볼모로 인사 압력…술값대납 요구"
뉴스종합| 2019-06-12 20:24
[서울중구청]

[헤럴드경제=이명수 기자] 서울 중구청장이 구의회가 각종 갑질과 불법을 일삼았다며 공개적으로 비판하고 나섰다.

구의회는 서 구청장 주장이 사실과 다르다며 조목조목 반박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서양호 중구청장은 12일 구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구의회가 인사 압력이 통하지 않자 구민 안전, 민생과 관련된 예산을 볼모로 삼아 부당한 인사를 요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서 구청장은 “구청이 제출한 추경예산은 심의는커녕 안건으로 상정조차 되지 않았다”며 “구의회는 올해 총 2회, 단 사흘간 구의회를 열어 단 한 건의 조례 심의도 하지 않았는데 구의회가 사용한 예산은 10억원”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구의회 파행은 지난 1월 실시한 구의회 사무과 인사가 부당하다고 구의회가 주장하면서 시작됐다”며 “직능단체 간부 인사에도 개입했고, 환경미화원의 부당한 채용을 청탁하기까지 했다”고 말했다.

다만, 구체적인 인사 개입 정황이나 경위 등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서 구청장은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등 위반 혐의로 진상을 조사하고 그 결과에 따라 사법당국에 수사 의뢰와 고소·고발을 진행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구의회의 여러 갑질 의혹도 제기했다.

서 구청장은 “구의원들이 구청직원들에게 반말이나 욕설하는 것은 예사고, 구의회가 소집돼 본회의 개최를 앞둔 시점에 노래주점에서 술을 마신 뒤 구청직원을 불러 술값을 대납시킨 일도 있었다”고 폭로했다.

또 “구의원들이 금연건물인 구의회 본회의장에서 버젓이 흡연했고, 불법 건축물에서 수년째 이행강제금을 부과받아가면서 거주했다는 등의 제보도 여러 건 들어왔다”고 밝혔다.

중구 구의원은 모두 9명이며 현재 여당 5명, 야당 4명의 구성이다.

서 구청장은 “여당이냐 야당이냐의 문제가 아니며 낡은 정치 관행이 가장 큰 문제”라며 당파를 불문한 구의회 전체의 문제라고 비판했다.

그는 “저는 23년째 정치와 정당 활동을 해온 철저한 의회주의자”라면서도 “지금까지 의원들과 협의하고 상의하면서 풀어왔지만, 주민 안전과 직결된 예산 심의조차거부하는 것은 금도를 넘었다고 판단했다”고 폭로 이유를 밝혔다.

구의회는 인사 압력과 갑질 의혹을 즉각 반박하고 나섰다.

더불어민주당 소속인 조영훈 구의회 의장은 “구청장이 본연의 의무는 다하지 않은 채 자신은 정의롭고 구의회는 비리의 온상인 것처럼 여론몰이를 하고 있다”며 “적반하장이 아닐 수 없다”고 비판했다.

조 의장은 “구의회는 어떤 이유로도 민생예산을 볼모로 삼지 않았다”며 “지난 연말 올해 예산 심사에서 편법으로 이중 편성된 예산만 당연히 삭감하는 등 역대 의회를 통틀어 최소인 18억원만 삭감했다”고 밝혔다.

또 “지난 임시회에서 의장이 개회사를 통해 부적절한 인사를 지적하고 시정을 요구했는데 이는 개입이나 압력 행사가 아니라 집행부를 견제하고 감시하는 구의원이 할 역할을 다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추경예산이나 관련 조례를 심의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못하고 있다”며 “예산이나 조례안 심의를 위해 필요한 서류를 수차례 요구했음에도 지금까지 서류를 전혀 제출하지 않은 것”이라고 반박했다.

‘술값 대납’과 관련해서는 “확인되지 않은 주장을 하는 것은 위험한 발언”이라며 “구민에게 필요한 숙원사업이 무엇인지 구청과 구의회가 소통하고자 해당부서 과장과 팀장이 허심탄회한 자리를 마련한 것을 마치 갑질처럼 주장한다면 사실과 다르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husn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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