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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 건강포럼-민병주 소호클리닉 피부과 외과 원장·의학박사]장내 세균의 균형과 건강
뉴스종합| 2019-06-21 11:38
유산균을 따로 챙겨 먹어야 하나요? 라는 질문들을 많이 한다. 개인의 식습관이나 건강상태에 따라 다를 수 있어 대답을 특정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다만 유산균을 포함한 장내 세균들에 대한 내용은 최근 여러 연구와 더불어 각종 질환과 연관됨이 밝혀지고 있어 흥미롭다.

우선 몇 가지 단어를 아는게 중요하다. 프로바이오틱스(probiotics)는 장내 유익균들을 통칭하는 말이다. 유산균은 대표적인 프로바이오틱스이다. 마이크로바이옴(microbiome)은 인체에 존재하는 미생물(microbe)과 생태계(biome)를 합친 말이다. 마이크로바이옴은 우리 몸을 공유하는 상재균, 공생균, 병원균 등 모든 미생물의 총합과 그 유전체를 말한다.

인간게놈 프로젝트 후 우리는 유전체의 분석만으로는 인간질병의 난제들을 해결하기 어렵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리고 인체에 공생하는, 우리의 세포 수 보다 두배 이상 많고 심지어 유전자 수는 100배 이상 많은 이 마이크로바이옴에 주목한다. 마이크로바이옴이 비만, 당뇨, 염증성장질환, 천식, 아토피피부염, 류마티스 관절염, 심지어 치매, 자폐까지 다양한 질환에 연관된다는 연구결과들이 나오고 있다. 마이크로바이옴은 제 2의 게놈(second genome)이라 불리우며 그 유전자 목록을 작성하는 “세컨드 게놈 프로젝트”가 시작되었고 세계적으로 연구가 활발히 진행중이다.

사람들의 장내 마이크로바이옴을 분석해 보면 균이 다양하게 나오는 사람이 있고 한, 두가지 균 종류로 치우친 사람도 있다. 장 안에 다양한 균을 가지며 균형을 이루는 것이 건강한 상태다. 나이가 들수록, 식습관이 나쁠수록 유익균은 감소하고 유해균은 증가한다. 장 안에 가스를 만드는 나쁜 균 종류만 있고 좋은 균들의 조화로운 다양성이 없으면 복부팽만, 소화불량, 설사나 변비가 잘 생긴다. 장내 마이크로바이옴 다양성의 저하는 뇌에도 영향을 미쳐 치매나 자폐 등을 유발할 수 있으며 면역의 발달에도 영향을 준다. 따라서 프로바이오틱스를 복용하는 것은 유해균으로 치우친 장에 좋은 균을 더해 장내 미생물의 균형을 되찾는 것이다. 유산균뿐만 아니라 다른 유익균들까지 포함된 멀티바이오틱스 형태로 복용하기도 한다.

프로바이오틱스와 함께 중요한 것이 프리바이오틱스(prebiotics)다. 프리바이오틱스는 유산균의 먹이다. 올리고당이나 식이섬유처럼 소장에서 소화되지 않고 곧바로 대장으로 이동하는 프리바이오틱스는 유산균을 선택적으로 성장시키고 장내 유해균의 성장을 억제한다. 모유 안에는 올리고당이 들어있어 모유를 먹고 자란 아이의 장은 건강한 장이 되는 것이다. 근래에는 프로바이오틱스와 프리바이오틱스를 같이 섭취하는 신바이오틱스 형태로 된 유산균 제품도 많이 나오고 있다.

그럼 부작용은 없을까? 장내세균이 이상 증식한 상태이거나 면역이 심하게 저하된 상태에서는 프로바이오틱스도 안전하지 않다. 건강식품으로 프로바이오틱스를 선택할 때에는 우리 몸의 미생물은 ‘균형’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고 내 몸의 상태, 식습관, 건강상태 등을 고려해서 결정해야 할 것이다.

민병주 소호클리닉 피부과 외과 원장·의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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