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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상현의 세계 100대 골프 여행 - 로열 하와이안] 주라기 공원 같은 극적인 산악지형 코스 밀림속 언덕·협곡 넘나들며 짜릿한 샷
라이프| 2019-06-25 11:16
오아후 섬은 하와이의 관문이다. 국제선 여객기 대부분이 오아후 주도 호놀룰루에 내린다. 와이키키 해변에서 하룻밤 묵으며 바닷가를 거닐거나 쇼핑을 즐기는 것은 오아후 관광의 필수 일정이다. 섬의 골프장들은 주로 섬 동쪽의 산악 지대 또는 서쪽 펄 하버 부근 평지에 흩어져 있다.

로열 하와이안은(Royal Hawaiian)골프클럽은 오아후에서 꼭 플레이해야 하는 코스로 꼽힌다. 바닷가 골프장은 다른 데도 있지만, 주라기 공원 영화 속 같은 극적인 산악 지형 코스는 드물다. 로열 하와이안이 바로 그런 곳이다. 게다가 아름답고 도전적이며 재미있다. 터틀베이 파머 코스와 함께 오아후의 필수 코스인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코스는 섬 동쪽 카일루아 지역의 코올라우 산맥 북쪽 사면에 있다. 산맥의 주름이 만들어 놓은 언덕과 협곡을 넘나들며 펼쳐진다. 완만하고 때로는 급경사진 홀들이 리드미컬하게 흘러간다. 코스가 자리잡은 열대 밀림은 30m도 넘는 거목들로 빼곡하다.

전설적인 설계가 피트 다이가 아들 페리 다이와 공동 설계해 1993년에 개장했다. 다이 특유의 벙커 스타일이 다양한 모습으로 펼쳐진다. 물결치듯 기복이 심하고 좌우 고저가 있는 페어웨이와 축대로 그린을 둘러싼 파3 홀들은 다이 설계의 특징이다.

전반은 남쪽 정글 속 좁은 페어웨이를 따라 이어진다. 파4 1번 홀 티박스는 클럽하우스에서 멀리 떨어져 있다. 오른쪽으로 휘어가는 페어웨이에 계곡을 가로지르는 티샷을 보내야 한다. 2번 홀은 다이의 트레이드 마크인 아일랜드 그린을 본딴 홀이다. 하지만 완전한 섬이라기보다는 반도형 페닌슐러 그린에 더 가깝다. 페어웨이 공간이 없기 때문에 그린에 볼을 안착시키기는 매우 어렵다.

파4 3번 홀은 돌로 된 축대를 따라 좁게 이어지는 페어웨이가 고난이도의 티샷을 요구한다. 미로처럼 휘어 내려가는 긴 파4 5번 홀에서는 그린 앞 계곡을 넘기는 어프로치 샷이 핵심이다.

급격한 내리막 파3 7번 홀은 타잔이 걸어 나올 것 같은 정글이다. 파4 9번 홀은 코스에서 가장 어려운 홀이다. 티샷 낙하지점이 좁고 경사진 데다, 페어웨이 중간은 끊겨 있고 그린은 계곡 끝에 매달려 있다.

후반 홀들은 코스를 병풍처럼 두른 코올라우 산맥을 왼쪽에 두고 북으로 나아간다. 파5 10번 홀에서는 코스 전경이 한 눈에 들어온다. 전장이 476야드밖에 안되어 티샷만 정확하게 구사하면 투온도 가능한 홀이다.

파3 12번 홀은 그린을 띠처럼 둘러싼 돌 축대가 눈길을 끈다. 샷이 정확하지 않으면 돌에 맞거나 도랑으로 굴러 내려가기 십상이다. 오르막 블라인드 티샷을 요구하는 파5 14번 홀도 하와이 섬의 장관을 펼쳐낸다. 페어웨이와 그린 배경을 이루는 산악 전경은 실로 환상적이다.

로열하와이안은 시각적으로 난이도가 높아 보이기는 하지만 사실 아주 어려운 코스는 아니다. 스코어도 무난하게 관리되는 리조트 스타일 코스다. 어려운 코스를 찾는다면 인근에 지형과 스타일이 비슷한 코올라우 골프장이 있다. 슬로프레이팅이 일반 한계인 155를 넘는 162에 달하는 난이도 높은 열대 우림 코스다. 하지만 코스 관리 상태는 로열하와이안이 훨씬 뛰어나다. 하나만 고른다면 무조건 로열하와이안이다.

코스는 호놀룰루 시내에서 30분 남짓 거리에 있다. 산꼭대기를 넘어가는 팔리 하이웨이를 따라간다. 돌아오는 길에 백사장이 길에 이어진 맑고 아름다운 카일루아 비치에서 해수욕을 해보는 것도 좋겠다. 그린피는 160달러이고, 오후 늦게 티오프하는 트와일라이트 요금은 115달러다. 홈페이지에서 티타임 예약이 가능하다.

[사진과 글=백상현 화이트파인 파트너스 대표, 골프 여행가]

*이 글은 필자의 사이트 <세계100대 골프여행(top100golftravel.com)>에서 발췌했습니다. 필자는 전 세계 5대륙 830여 곳의 명문 코스들을 여행사 도움 없이 직접 부킹하고 차를 몰고 가 라운드 한 국내 최고의 골프여행 전문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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