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
트럼프 ‘김정은 친서’ 3차회담 언급 시사…“아마도 있었을 것”
뉴스종합| 2019-06-26 08:58
-“어느 시점에 할 것” 속도조절론도 재확인
-金 만족한 ‘훌륭한 내용’ 3차회담 가능성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5일(현지시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주고받은 친서에 3차 북미정상회담과 관련한 내용이 담겼을 가능성을 시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김 위원장과의 친서 교환에 대해 매우 우호적이었다며 양 정상간 우호관계를 강조했다. [AP]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주고받은 친서에 3차 북미정상회담과 관련한 내용이 포함됐을 가능성을 강하게 시사해 주목된다.

트러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김 위원장에게 보낸 친서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그저 멋진 편지가 오갔다”며 “그는 내 생일에 관해 아름다운 편지를 썼다”고 답변했다. 김 위원장이 지난 14일 자신의 만 73번째 생일을 맞아 ‘아름다운 축하편지’를 보내왔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매우 멋졌다고 생각한다. 그저 두 통의 우호적인 편지들이었다”면서 “우리는 매우 잘 지낸다”며 김 위원장과의 좋은 관계를 재차 강조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친서에 김 위원장과 추가 만남에 대한 언급이 있었는지를 묻는 질문에 “아마도 있었을 수 있다”며 친서에 3차 북미회담에 대한 언급이 담겼음을 내비쳤다. 하노이 결렬 이후 북미 비핵화교착 상태가 장기화에 접어든 가운데 다시 한번 ‘톱다운’식 해법 의지를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선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의 친서를 받고 ‘훌륭한 내용’이 담겨있다며 만족을 표시한 것도 3차 북미회담과 연관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3차 북미정상회담 시기와 관련해서는 “여러분이 알다시피 어느 시점에 우리는 그것을 할 것”이라며 서두르지 않겠다는 기존의 속도조절론 입장도 재확인했다. 미국은 3차 북미회담이 성사되려면 북한의 비핵화 조치에 있어서 가시적 성과가 담보돼야 한다는 원칙을 유지하고 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1일 김 위원장이 친서를 보내온 사실을 공개한 자리에서도 3차 북미회담 개최 여부에 대해 “있을 수 있다”면서도 “하지만 추후에 하고 싶다”고 밝힌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친서에 3차 북미회담에 대한 언급이 포함됐을 가능성을 시사하면서도 ‘아마도’라는 애매모호한 표현을 단 것 역시 같은 맥락이라 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3차 북미정상회담에 대한 언급이 포한된 친서가 김 위원장이 보내온 서신인지 아니면 이에 대한 답신인지에 대해서도 부연설명하지 않았다.

당장 트럼프 대통령의 오는 29~30일 방한 기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진 비무장지대(DMZ) 방문을 계기로 한 북미정상 간 깜짝 만남 가능성도 높지 않다. 미 행정부 고위당국자는 전날 트럼프 대통령이 방한 기간 김 위원장을 만날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 “없다”고 선을 그은 바 있다.

이와 함께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이 핵ㆍ탄도미사일 시험을 중단했으며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때와 달리 북한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면서 자신의 대북정책 성과를 부각시켰다. 이와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과 관계는 전쟁으로 치닫던 오바마 시절과 비교하면 훨씬 다르다”면서 “같은 방향으로 계속 갔다면 결국 북한과 전쟁으로 갔을 것이라는 점은 분명히 말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shindw@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