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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뿔난’ 여의도 시범아파트 주민…“행정소송ㆍ감사 청구 불사”
부동산| 2019-06-26 10:08
- 서울시 도계위 현장 간담회에서 분노 표출
-“50년된 낡은 아파트 재건축 절실”


서울 여의도 시범아파트 지하에 위치한 낡은 변압시설의 모습. 들어선 지 50년 가까이 돼 수명이 다하고 안전사고 위험이 높다는 주민들의 불만이 많다. [사진=양대근 기자]

[헤럴드경제=양대근 기자] “너무 오래돼서 낡고 위험한 아파트를 재건축 한다는 걸 이해 못 할 사람이 어디 있겠습니까. 서울시가 이렇게 지속적으로 인허가를 고의적으로 지연시킨다면 저희는 행정소송 절차를 진행할 수밖에 없습니다.” (시범아파트 60대 주민)

1971년 12월 완공돼 서울에서도 가장 오래된 재건축 단지로 꼽히는 여의도 시범아파트 주민들이 서울시 측을 상대로 법적 대응을 예고해 주목된다.

서울시의회 도시계획관리위원회(위원장 김인제)는 지난 25일 오후 해당 소속위원ㆍ지역구 시의원들과 함께 시범아파트 단지를 방문해 주민간담회를 열고 현장 점검을 실시했다. 총 24개동, 1790가구 규모인 시범아파트는 반포주공1단지(1973년 준공), 잠실주공5단지(1978년 준공), 은마아파트(1979년 준공) 등 다른 주요 재건축 아파트보다도 오래됐다.

이날 간담회에서 시범아파트 주민들은 직접 준비해 온 호소문을 발표하며 서울시에 강경한 발언을 쏟아냈다. 이날 현장을 찾은 70대 주민은 “50년 된 낡은 아파트를 재건축하겠다는 건 안전한 생활과 생명보호를 위한 주민들의 긴급한 대책”이라며 “이를 아무런 법적근거 없이 막고 있는 서울시의 직무유기와 관련 감사원에 감사청구를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시범아파트는 지난 2008년 재건축 추진위원회가 설립됐으나 박원순 시장 당선 이후 여의도 전략정비구역 통합개발 계획이 2011년에 폐기되면서 1차 무산된 바 있다.

이후 2017년 한국자산신탁을 재건축 사업시행자로 선정하고 최고 35층, 2380가구 규모의 재건축 계획을 세웠으나 지난해 집값 급등의 여파로 도계위 정비사업 계획 관련 심의에서 연달아 보류 판정을 받기도 했다.

간담회에 참석한 60대 주민은 “여기는 그냥 오래된 아파트가 아니다”면서 “지하에 노후된 변압기 부품이 단종되고 너무 오래돼 폭발 위험까지 있어 매일 불안한 하루를 보내고 있다”고 호소했다.

시범아파트 조합 설립 추진위 측도 “지난 2017년부터 매년 6000여건의 안전사고 관련 보수가 이뤄지고 있고, 이 중 50%가 전기시설 문제”라면서 “안전사고가 나면 주민들은 모든 책임은 서울시에 있다고 생각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서울시 도계위는 이날 시범아파트를 비롯 강동구 천호대로 일대와 영등포구 신길뉴타운 해제지역 등에서 현장검검을 진행했다. 김인제 위원장은 “이번 현장방문 지역은 주민들의 관심과 민원사항이 많은 지역”이라면서 “위원회 차원의 보다 현실적인 대안 마련을 모색하는 계기로 삼겠다”고 설명했다.

bigroo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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