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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지하도상가 근무자 66%, 눈 따가운 ‘빌딩증후군’ 경험
뉴스종합| 2019-06-26 10:18
- 서울의료원 의학연구소 환경건강연구실 연구
- 시내 9개 지하도상가 근무자 314명 설문

영등포 지하도상가. [연합]

[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서울 지하도상가 점포에서 종사하는 근무자 60% 이상이 눈, 코, 목 등이 따가운 ‘빌딩증후군’을 겪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빌딩증후군은 건물에 들어갔을 때 눈, 코, 목이 따갑거나 두통 등 여러 병적 증상이 발생하는 것을 말한다.

서울의료원은 의학연구소 환경건강연구실 연구팀이 ‘지하도상가 종사자들의 실내 공기질 인지에 따른 빌딩증후군 증상과 업종의 관계’에 관한 논문이 국제학술지 ‘BMC퍼블릭헬스’ 5월호에 실렸다고 26일 밝혔다.

논문에 따르면 연구팀은 서울 시내 9개 지하도상가 시설 내 음식점업(식당, 카페, 제과점), 의류업(옷, 수선, 침구류관련 업종), 패션ㆍ잡화업(신발, 가방, 액세서리관련 업종), 기타(사무실, 전자제품, 화장품점 등)에 근무하는 314명을 대상으로 2017년 9월에 설문조사를 했다. 조사항목은 상점에서 일하는 동안 빌딩증후군(피부, 눈 자극, 호흡기, 신경계) 증상과 7가지 실내공기질 인지(퀴퀴한 냄새, 불쾌한 냄새, 자극적인 냄새, 곰팡이 냄새, 담배 냄새, 건조함, 습함)에 대해 ‘최근 1개월 동안 경험여부’ 였다.

조사 결과 지난 1개월 동안 눈 자극을 경험한 비율은 65.6%였다. 호흡기 증상 65.6%, 신경계 증상 64.7%, 피부 증상 43.6% 순으로 높게 나타났다. 인구학적 요인을 보정한 후 ‘상점 내 종사자의 빌딩증후군 증상을 경험’할 교차비는 실내공기질을 인지 했을 때 각각 2~8배 높게 나타났다. 또한 7가지 실내공기질 인지 지표를 점수화해 저ㆍ중ㆍ고로 그룹화한 뒤 평가할 때 실내공기질 인지에 관한 점수 그룹이 높아질수록(냄새 및 습도 지표의 인지가 많을수록) 모든 빌딩증후군 증상도 따라서 높아졌다.

업종 별로 보면 퀴퀴한 냄새, 불쾌한 냄새, 곰팡이 냄새, 건조함의 경험은 음식점업 보다 의류업 및 패션ㆍ잡화업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7가지 실내공기질 인지 지표를 점수화 하자 음식점 업과 비교해 의류업이 2.92배(95% 신뢰구간=1.33-6.38), 패션ㆍ잡화업이 3.25배(95% 신뢰구간=1.37-7.71) 높게 나타났다.

빌딩증후군의 원인은 다양하지만 환경요인 중 실내공기질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외 연구 사례 중에선 지하도 쇼핑센터에서 가죽제품을 판매하는 구역의 실내공기질을 측정한 결과 자극적인 냄새를 가진 1급 발암물질인 폼알데하이드 농도가 높게 측정됐다고 연구원은 소개했다.

연구팀은 다만 패션ㆍ잡화업은 신발, 가방, 서류가방 등 가죽제품을 취급하는 상점이 주로 포함되어 있던 것에 비해, 음식점업의 경우 식당뿐만 아니라, 카페, 제과점 등 상대적으로 오염원 발생원이 적은 업종이 포함돼 있어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다고 봤다.

연구책임자인 김규상 실장은 “지하도상가 시설의 상점 내 종사자들의 자각적인 증상은 냄새, 습도 인지와의 관련이 있음을 확인한 중요한 연구결과”라고 밝혔다.

연구를 수행한 김정훈 박사는 “국내 실내공기질관리법에 의하면 지하도상가 시설 내 사람들이 다니는 통로에서 실내공기질을 측정하게 되어있어 주로 일반 대중의 건강을 보호하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면서, “상점 내에서 공기질의 차이가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종사자의 건강을 보호하기 위해 객관적인 방법으로 상점단위의 실내공기질을 평가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js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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