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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최대 ‘夏鬪’ 예고…文정부 운명의 7월
뉴스종합| 2019-06-26 11:42
급식·우편·택배 줄줄이 파업 초읽기
자동차업계·버스파업도 불씨 여전
전문가 “경제상황 악화로 이어질것”


노동계가 연쇄적으로 파업을 선언하면서 문재인 정부의 노정(勞政) 관계가 오는 7월 최대 고비를 맞을 것으로 보인다. 전국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과 우체국 집배원들의 파업이 7월 예고돼 있고 카드사와 버스사의 파업 불씨도 아직 꺼지지 않았다. 특히 김명환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위원장이 최근 구속되면서 민주노총이 대정부투쟁을 선언한 터라, 노동계의 하투(하계투쟁)는 전례없이 격렬해질 전망이다.

26일 노동계에 따르면 민주노총 산하 전국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는 지난 18일 89.4%의 찬성률로 내달 3일부터 총파업을 의결했다. 현재 집중 교섭이 진행중이지만 교섭 타결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것이 중론이다. 이들의 파업이 현실화되면 전국 학교 3곳 중 2곳의 급식과 돌봄교실 등이 중단된다. 급식대란과 돌봄대란은 직장인 부모 생활에 큰 타격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전국우정노동조합이 쟁의행위 돌입도 초읽기다. 우정노조는 25일 찬반 투표에서 92.9%의 압도적 찬성율로 파업을 가결했다고 밝혔다. 노조는 협상이 결렬되면 7월 6일 파업 출정식을 하고 9일 파업에 돌입할 계획이다. 노조가 예정대로 파업할 경우 우정사업 사상 첫 파업이 된다. 파업이 시작되면 택배서비스 중단 등 물류 대란은 불가피해진다.

대형가맹점 카드수수료 하한설정을 요구해온 카드사들도 정부 여당이 구체적인 안을 마련하지 못할 경우 파업에 돌입할 기세다. 금융노조 관계자는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믿어달라고 했지만, 실행이 있고 이에 대한 확신이 있어야 된다”며 “7월 초 합동대의원회의를 열 계획이다. 그 전까지 안이 마련되지 않으면 7월 중에 파업에 들어갈 수밖에 없다”고 했다. 카드사들은 당초 5월 파업을 예고했었지만 이후 파업을 유보한다고 밝혔다.

버스파업의 불씨도 꺼지지 않았다. 특히 경기, 경남, 경북, 전북, 충남 등 5곳의 버스 노조는 지난 25일 지방노동위원회에서 대표자 교섭회의를 열었지만 의견차를 좁히지 못했다. 이들은 교섭이 결렬될 경우 늦어도 8월 전에는 파업을 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전국 버스노조는 지난 15일 파업을 예고했지만, 파업을 하루 앞두고 파업을 유보 또는 철회한 바 있다.

자동차 업계도 심상치 않다. 한국GM 노조는 지난 19~20일 양일간 쟁의행위 찬반 투표를 벌여 74.5%의 찬성표를 얻었다. 임금협상 및 단체교섭이 미뤄지고 있는데 대해 반발에 따른 것이다. 중앙노동위원회가 지난 24일 한국GM노조가 제기한 노동쟁의 조정신청에 대해 행정지도 결정을 내리면서, 파업에 제동이 걸리긴 했지만 파업의 불씨는 여전히 살아 있다.

임금교섭이 몰려 있어 ‘하투’라 불리는 노동계의 투쟁은 김명환 노조위원장의 구속과 맞물리며 올해는 한 층 더 강경하게 진행될 공산이 크다. 이 경우 노동계의 지원으로 탄생한 문재인 정권과 노동계는 완전히 등을 돌릴 가능성이 있다. 김 위원장은 불법집회 등을 주도한 혐의로 지난 21일 구속됐다.

일단 민주노총은 문재인 정부에 전면전을 선포한 상태다. 민주노총은 김 위원장이 구속되자 “문재인 정권을 끌어내리기 위해 투쟁할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노총은 26일에는 현대중공업 분할 매각 반대 울산 전국노동자대회, 28일 전국 단위 노동자 대회를 열기로 했다. 민주노총은 다음달 3일에는 공공 부문 비정규직 총파업과 18일에는 민주노총 총파업대회를 열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민주노총을 대하는 대한 정부 기조도 강경 모드다. 이원욱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전날 원내대책회의에서 “문재인 정부의 ‘노동 존중’은 불법에 눈 감고자 함이 아니다”고 말했고, 이낙연 국무총리도 전날 국무회의에서 “민주노총은 파업 계획을 멈추고 노동계 상급단체로서 상생 노력에 동참해 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정부의 경제 정책때문에 경제 상황이 바닥을 치는 상황에서 엄청난 규모의 하투가 벌어지면 상황은 더 악화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박병국 기자/coo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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