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일반
황교안, 다시 ‘장외투쟁’승부수로 반전 모색…당내서도 회의론
뉴스종합| 2019-08-18 21:43
[헤럴드경제DB]

[헤럴드경제=이명수 기자]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18일 전격적으로 장외투쟁을 결정한 것은 직접적인‘대국민 여론전’을 통해 정부에 대한 비판 목소리를 키우고 정국의 주도권을 확보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풀이된다고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한국당이 각종 당내 회의와 공개적 논평 등을 통해 문재인 정부에 대해 비판의 날을 세우고 있지만 국민들로부터 충분한 공감대를 이끌어내지 못하고 있다는 게 황 대표의 상황인식으로 보인다.

실제로 황 대표는 이날 입장문을 통해 “이런 결론을 내리기까지 참으로 많이 고민했다. 다른 길이 있다면 그 길을 찾았을 것”이라며 “나라가 여기서 더 망가지면 회복이 불가능할 수도 있는 절박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무엇보다도 황 대표로서는 정국 반전을 위한 승부수 차원에서 장외투쟁 카드를 꺼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최근 황 대표 자신은 물론 한국당이 지지율이 하락하면서 보수진영의 정국 주도력이 크게 약화됐다는 분석에 따른 것이다.

장외집회를 통해 문재인 정부의 실정을 알리면서 현 정부에 비판적인 보수 진영을 결집해 다시금 반전의 기회를 잡겠다는 것이다.

특히 9월부터 정기국회가 시작되면 원외 당 대표로서 정치적 공간이 줄어들 수도 있는 만큼 장외집회를 통해 야권 유력주자로서의 존재감을 부각하기 위한 의도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황 대표는 이번에는 과거와는 다르게 원내·외 투쟁을 병행하기로 했다.

황 대표는 이날 입장문에서 “거리에서 투쟁하면서도 이 정권의 실정을 파헤치는 국회 활동 또한 강력하게 전개하겠다”며 “끊임없이 국민을 위한 대안을 내고, 보고 드리는 정책투쟁도 멈추지 않겠다”고 밝혔다.

국회를 보이콧하고 바깥으로만 도는 경우 입법부로서의 책무를 다하지 않고 ‘발목잡기’만 한다는 비판을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이번 장외집회를 놓고 당내에서조차 비판 여론이 적지 않아 소기의 성과를 거둘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는 시각이 적지 않다.

황 대표 취임 이후 이미 수차례 장외집회를 진행해 ‘약발’이 떨어진 측면이 있는데다 이번에는 장외투쟁의 명분이 강하지 않아 동력을 충분히 확보할 수 있을 지 미지수라는 지적이 나온다.

또 황 대표가 현재의 위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가야 할 길은 중도 진영의 지지를 흡수하는 것인데, 이번 장외집회는 ‘집토끼’ 결집만을 이룰 뿐 외연 확장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시각도 있다.

한 수도권 의원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보수우파 입장에서는 대한민국이 위기 상황이지만, 일반 국민은 위기라고 느끼지 못하고 있다”며 “장외집회를 한다고 중도진영 국민들이 동의를 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밝혔다.

한국당이 내부 개혁은 하지 않은 채 장외로 나가 ‘여론전’만을 하는 것은 ‘번지수’를 잘못 찾은 게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한 재선 의원은 “이미 장외투쟁도 했고, 국회 보이콧도 했으며, 제1야당 대표로서 대국민 담화도 했지만, 지지율은 계속 하강 국면 아닌가”라며 “이제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어떻게 당을 혁신하고 통합의 길로 가야할지 고민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장외투쟁의 비용 대비 효과가 크지 않고, 오히려 막말성 발언이 나오는 경우 역풍을 맞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여기에 장외집회 외에는 별다른 투쟁 방안을 찾지 못해 원외 당 대표로서 '정치적인 상상력'의 빈곤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husn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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