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글로벌 Insight-최진형 KOTRA 모스크바 무역관 차장]한국은 스마트팜, 러시아는 스마트 농업!
뉴스종합| 2019-08-19 11:17

러시아에서는 스마트팜(Smart Farm)이라기보다는 스마트 농업(Smart Agriculture)이라는 단어가 더 익숙하다. ‘Farm’은 영어 사용국가에서 주로 사용되는 농업의 장소 개념이고, 러시아에서는 ‘농업’ 안에 다 포함시켜 행위개념으로 인식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러시아의 스마트 농업은 2014년부터 연간 16%씩 성장하고 있다. 2016년 기준으로 세계 스마트 농업 시장규모는 57억9000만달러라고 TMR(Transparancy Market Research)이 발표한 바 있다. 2025년까지 연간 13.5% 성장을 거듭하여 234억4000만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한다. 세계 스마트팜 발전 속도와 비교할 때 러시아 스마트 농업은 빠른 성장세가 기대된다. 러시아의 농업 생산 성장률(2018년 기준 0.6%)과 IT기반 통신시장 성장(2018년 기준 1.8%)을 비교하면 괄목할 만한 수치이다.

러시아는 세계 선진국들이 ‘스마트팜’을 외치고 나설 즈음인 2014년 전후로 서방으로부터의 경제제재라는 쓰라린 통증을 앓고 있었다. 서방으로부터 식품 수입을 규제하고, 주요 산업분야를 수입 대체화하기 위해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상황이다. 서방으로부터 치즈, 생선류, 식가공품 등의 수입을 막고 자체적으로 생산성을 높일 수 있을까라는 고민에서 출발해 정부 차원의 육성 정책을 추진 중이다.

러시아 정부는 ‘2019-2021년 디지털 농업’이라는 프로그램을 발표한 바 있다. 2021년까지 85개 러시아 지방도시들이 참여하고, 투자 예산 중 7%가 디지털 기술 도입 비용, 35%가 농업 전문가 교육 비용으로 활용될 것이라는 게 농림부의 야심찬 계획이다.

세계 1위 영토를 보유중인 러시아의 농지 스마트화 과제는 갈 길이 멀다. 현재까지 러시아 농업기업 중 스마트팜 기술을 도입한 비중은 1% 수준에 불과하고, 칼루가 지역에서 처음으로 도입한 착유 로봇(Milking Robots) 정도를 스마트팜으로 인식하는 기업들이 대부분이다. 러시아 농림부에 따르면, 스마트팜 기술 도입을 고려중인 러시아 기업은 1591개사이며, 주로 농지 네비게이션 시스템, 농토 샘플링 및 검사, 동력 시스템(무인차량), 그린하우스 스마트 시스템 등을 고려하고 있다.

크라스노다르 지역에서 온실 스마트팜 기술 및 기자재를 수입 유통하고 있는 KEC 신광희 대표에 따르면, 러시아 스마트 농업의 최대 과제는 농업 인프라 구축이라고 한다. “러시아는 세계 1위 영토(한반도의 78배)를 보유한 국가이고 농업으로 이용 가능한 농토는 5분의1 이다. 단순 계산으로도 러시아 농업 가능 지역은 한반도의 15.6배로 나온다. 어마어마한 농업 잠재 국가인 셈이다”고 신 대표는 강조한다.

러시아를 오가는 사람들 사이에 흔히들 ‘되는 것도 없고 안되는 것도 없는 국가’라고 말하는데, 그런 국가가 바로 러시아다. 스마트 농업을 통해 농축산물 생산성을 2021년까지 현 수준의 2배로 끌어올리겠다고 큰소리치는 국가다. 하지만 농업의 잠재력을 감안한다면 러시아가 꿈꾸는 스마트 농업은 빠르게 현실화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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