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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리뷰-넷기어 나이트호크 XR300]게임 렉 걱정, 이젠 끝!
게임세상| 2019-08-19 12:49


게이밍은 최상급 성능을 가진 IT 기기에 붙는 수식어다. 고주사율 모니터, 정밀도가 높은 마우스, 반응속도가 빠르고 타건감이 좋은 기계식 키보드 등이 대표적인 게이밍 기어의 꼬리표를 달았다. 이 같은 게이밍 기어는 온라인, 특히 대전 방식의 슈팅-액션 게임이 유행하면서 시장이 커졌다. 온라인게임을 즐기는 PC방에서 게이밍 기어를 구비하는 건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이는 집에서 게임을 즐기는 일반 유저도 마찬가지다.
 



그동안 게이밍 기어는 조작(컨트롤)을 최적화하는데 초점이 맞춰졌다. 하지만 글로벌 유저와 경쟁하는 게임이 늘어나면서 통신 속도, 특히 지연시간(핑)에 민감한 유저가 많아졌다. 눈 깜짝할 사이에 승리와 패배가 갈리는 게임이 인기가 높기 때문이다. 핑을 줄이기 위해서는 좋은 인터넷 회선을 쓰는 것이 유리하다. 여기에 각종 기능으로 지연시간을 줄이는 공유기(라우터)도 중요하다.

네트워크 기기 전문 기업 넷기어는 이런 유저를 타깃으로 한 공유기 '나이트호크 프로 게이밍' 시리즈에 신제품 XR300을 선보였다. XR300은 핑을 줄이는 QoS, 상대를 필터링 하는 지오 필터 등의 게임 특화 기능을 갖춘 유무선 공유기다.

튼실한 사다리꼴 디자인
 




먼저 박스 구성과 디자인을 통해 제품의 특징을 짚어보자. XR300 박스에는 본체, Cat.5e 규격의 랜 선(이더넷 케이블), 전원 어댑터, 설치 가이드가 들어있다. 일반 공유기와 같은 평범한 구성이다.

본체 크기는 183×285×62mm이다. 무게는 719g. 보급형 공유기에 비해 듬직하고 안정적이다. 사다리꼴 모양의 디자인은 사용 중에 발생하는 발열을 효과적으로 식혀준다. 밑면이 넓고, 안테나가 일반 공유기보다 길고 두꺼워 설치 공간에 여유가 필요하다.
 



위쪽에는 기계 동작 상태를 보여주는 12개의 LED가 배치됐다. 이를 통해 전원 ON/OFF, 와이파이 밴드 상황, 포트 별 통신 상황을 한 눈에 볼 수 있다. 가장 오른쪽 2개 LED는 와이파이 ON/OFF와 WPS 연결 버튼이다.
 



각 LED는 정상적인 상태에서 하얀색으로 빛난다. 밝기가 높은 편이다. 공유기 관리자 메뉴에서 LED를 켜고 끌 수 있다.

랜 포트 상태를 보여주는 LED는 색상으로 연결 속도를 구분할 수 있다. 호박색으로 빛나면 10~100Mbps, 하얀색이 1Gbps로 연결됐다는 표시다. 제품 사용 중 LED가 호박색으로 빛난다면 랜선 규격과 연결 상태를 목적에 맞게 썼는지 확인해보자.
 



전면 아래쪽에는 USB 3.0 포트가 있다. 여기에 USB 제품을 꼽는 것만으로 번거로운 네트워크 제품 연결을 손쉽게 마칠 수 있다. 저장소(메모리)나 외장 하드디스크를 연결하면 DLNA(미디어 파일 스트리밍) 서버나 네트워크 저장소(NAS) 구성이 가능하다.
 




옆면은 양쪽이 똑같이 생겼다. 대부분의 면적을 통풍구가 차지했다. 간격이 촘촘해 이물질이 들어가는 것을 어느 정도 막아준다. 구멍으로 내부를 살펴보면 각종 부품과 방열판이 여유롭게 배치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여유 공간을 통해 냉각 효율을 높이기 위함으로 추정된다.
 




뒷면은 케이블과 전원 어댑터를 연결하는 포트가 배치됐다. 4개의 랜 포트는 모두 기가비트 급이다. 인터넷 회선을 연결하는 WAN 포트는 노란색이며, 랜 포트와 독립돼 있어 구분이 편하다. 이밖에 리셋 버튼과 전원 버튼, 어댑터 연결부 등은 일반 공유기와 크게 다르지 않다.
 



XR300은 IEEE 802.11ac(와이파이5)를 지원하며, 통합 대역폭은 1.75Gbps(AC1750)이다. 세부적으로는 2.5GHz 밴드에서 3x3 450Mbps, 5GHz 밴드에서 3x3 1300Mbps의 기가비트 속도로 연결된다. 단, 기가비트 성능을 온전히 발휘하기 위해서는 연결한 동급의 수신기가 필요하다.
 




넷기어는 XR300의 바깥쪽 두 개의 안테나를 각각 45도 각도로  기울여 쓰길 권장한다. 그렇다고 가동 범위가 좁은 것은 아니다. 본체 바깥쪽으로 꽤 넓은 부분까지 각도를 조절할 수 있다. 앞뒤 쪽으로도 90도 정도는 무리 없이 돌아간다.
 



밑면에는 제품의 설치 정보와 시리얼 넘버 등이 담긴 스티커, 통풍구, 벽 설치(월 마운트)를 위한 홀, 미끄럼 방지용 고무패드 4개가 있다. 스티커에는 와이파이 연결을 위한 초기 SSID와 비밀번호, 제품 고유번호는 물론, LED에 대한 설명 등이 담겨있어 유용하다.

지오필터와 QoS 기능 강화
 



게임 랙은 거리가 먼 유저와 즐길 때 주로 발생한다. 또, 순간적으로 핑이 치솟는 튐 현상도 문제다. 인터넷 대역폭을 많이 차지하는 다운로드를 받으며 게임을 즐기면 이런 현상이 가속된다. XR300은 이런 문제를 해결할 고급 기능으로 게이밍 환경 구축에 최적화됐다.
 



물리적으로 가까울수록 지연속도는 낮아진다. 따라서 가까운 유저와 매칭하면 렉이 없는 게임을 즐길 수 있다. 이런 매칭은 게임 혹은 게임사가 정한 규칙에 따르기 마련이다. 하지만 XR300의 지오 필터 기능을 쓰면 가까운 유저와 매칭 되도록 설정할 수 있다. 먼 거리에 있는 호스트를 검색에서 제외하니 매칭 시간이 짧아지는 효과도 볼 수 있다.
 



지오 필터는 필터링 모드와 관전 모드로 크게 나뉜다. 필터링 모드는 사용자가 지정한 범위 내에서만 대전 상대를 찾아준다. 다른 유저(혹은 서버) 호스트에 연결하는 P2P 방식의 게임, 특히 콘솔 플랫폼의 슈팅(FPS 및 배틀로얄)과 대전격투 게임에 특화됐다.
 



관전 모드는 PC온라인게임을 위한 모드로, 글로벌 서버의 핑을 확인해 쾌적한 서버를 찾아준다. 이밖에 핑이 나쁘거나 연결 상태가 좋지 않은 유저를 막는 블랙리스트 기능도 품었다.
 



온라인에 최적화된 QoS 툴킷도 유용하다. XR300은 온라인 게임 플레이를 자동으로 감지하고 게임 트래픽의 우선순위를 자동으로 높여준다. 물론, 특정 게임을 지목해 우선  순위를 높이는 수동 설정도 가능하다.
 



게임을 즐기며 인터넷 개인방송이나 고품질 영상을 동시에 시청하는 유저, NAS나 서버를 운영하는 유저라면 안티-버퍼블로트(Anti-Bufferbloat) 기능을 주목하자. 다운로드와 업로드 방향에 속도 제한을 걸어, 한정된 대역폭에서 최소한의 여유분을 확보할 수 있다. 이를 통해 게임 연결의 안정성을 높일 수 있다.

자주 사용하는 기기의 대역폭을 강제로 할당할 수 있다. QoS 화면 아래쪽에 표시된 맵에서 원하는 기기를 클릭해 쭉 늘려주면 설정이 끝난다. 안정적인 속도가 필요한 IT TV, 게임용 PC와 콘솔에 적용하면 좋다.
 



강력한 모니터링 기능도 장점으로 꼽고 싶다. 기업용 고급 네트워크 제품에 쓰이는 심층 패킷 검사로 어떤 기기와 프로그램이 대역폭을 과점하고 있는지 실시간으로 보여준다. XR300에 연결된 기기로 게임을 하다가 핑이 높아지거나 튄다면? 모니터링 도구로 문제를 파악해보자.
 




모든 조작은 그래픽 기반의 인터페이스로 표현된다. 변화와 설정 상태를 직관적인 그래프로 보여주니, 마치 로봇 조종실에 들어온 듯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QoS와 지오필터 등 자주 설정 값을 바꾸는 메뉴는 슬라이드 방식으로 조작할 수 있어 편하다.
 




공유기로서 갖춰야할 기본기도 충실하다. 와이파이를 쓰는 유저에게 신호를 집중하는 빔포밍+, 보안성을 높여주는 ID 보호와 DoS(서비스 거부 공격) 공격 방지, 접객용 게스트 와이파이, VPN(가상사설망) 서버 구축, 게이밍 VPN 클라이언트 지원(향후 지원) 등의 기능을 갖췄다. 앞서 언급했듯 3.0 규격의 USB 포트를 탑재해 넷기어의 레디쉐어(ReadySHARE)를 통해 NAS 혹은 DLNA를 구축도 가능하다.

게이밍 공유기로서 성능 '합격'
 



공유기의 성능을 알아보기 위해 XR300을 다른 넷기어 제품과 같이 나이트호크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으로 설치했다. 참고로 기본 세팅은 앱 쪽이 편리하지만, XR300의 다양한 기능을 제대로 쓰려면 컴퓨터 관리 페이지를 쓰는 게 좋다.
 



게임 테스트에 앞서 와이파이 성능을 알아봤다. 본체에 최대 500Gbps 속도의 kt 기가 라이트 인터넷 회선을 연결하고, 5GHz 밴드로 LG V50 스마트폰을 연결해 신호 강도와 속도를 알아봤다.

먼저 공유기 옆에서는 평균 400Mbps 이상의 다운로드와 업로드 속도가 나왔다. 약 5m가량 떨어진 벽 뒤에서 측정했을 때 값은 244Mbps가 측정됐다. 벽 두 개로 가로막힌 지역에서도 속도가 161Mbps로 나왔다. 

주목할 부분은 핑이다. 거리와 신호 강도와 상관없이 10ms 미만을 유지했다. 일반적으로 거리가 멀고, 장애물이 많을수록 지연속도는 크게 증가한다. 반면, XR300은 핑이 일정하게 유지됐다. 테스트 결과만 놓고 보면, 게임을 위해서 굳이 유선을 고집할 필요가 없어 보인다.
 



다음으로 게임을 통해 핑을 측정해 봤다. 먼저 PC 온라인게임 '오버워치'와 '리그오브레전드', 모바일게임 '배틀그라운드 모바일'로 핑을 측정했다. 먼저 온라인게임의 경우 서버 상황에 따라 9ms(오버워치)에서 13ms(리그오브레전드)를 오갔다. PC에 직접 인터넷 회선을 연결했을 때와 차이가 없었다. 
 



이후 콘솔 게임기로 대용량 게임을 다운로드 받으며 '리그오브레전드'의 핑 변화를 살펴봤다. 아무런 설정을 하지 않았을 때는 최대 15ms까지 핑이 늘어났다. 이후 실시간으로 QoS 설정을 조절하자 핑이 11ms까지 낮아졌다. 이후 모바일 기기를 추가로 연결해 스트리밍 영상을 FHD 60fps로 재생하며 부하를 걸어도 핑이 튀거나 높아지는 등의 변화는 없었다.
 



마지막으로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을 와이파이와 4G LTE 망으로 플레이하며 핑의 변화를 비교했다. 서버는 동일한 한국일본(먼저 LTE 망에서는 40~60ms로 핑이 튀었고, 와이파이를 연결하자 20ms로 안정화됐다. 이후 스마트폰의 대역폭 할당량을 늘렸을 때에도 핑은 20ms로 유지됐다. 이는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의 특성에 따른 것으로 추정된다.

빼어난 성능과 기능으로 무장한 특화 공유기
 



XR300은 게이머의 요구에 맞춘 특화 공유기다. 고급 공유기에 요구되는 다양한 기능과 와이파이 성능을 바탕으로, 게임 렉을 낮춰주는 지오 필터와 강화된 QoS 성능이 돋보인다. 직관적인 인터페이스와 조작으로 운영 난이도를 낮춘 점도 좋다. 대역폭을 조절하는 것만으로 다양한 게이밍 환경에 대응하는 것도 강점으로 꼽고 싶다. 형제 기종인 넷기어 나이트호크 프로 게이밍 XR500보다 스펙이 낮지만, 저렴해진 가격은 충분히 매력적이다.
 



온라인 경쟁 게임에서는 순간적인 판단과 컨트롤이 승패와 랭크 점수를 가른다. 게이머라면 한 번쯤 게임 렉과 불안정한 핑으로 랭크 점수를 손해 본 기억이 있을 것이다. 만일 이런 문제가 지속돼 실력을 제대로 평가받지 못한 게이머라면 XR300으로 네트워크 수준을 한 단계 높여보는 것이 어떨까.
게임이슈팀 기자 gam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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