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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영방송 수호에 앞장섰던 MBC 이용마 기자, 21일 별세
엔터테인먼트| 2019-08-21 22:09

[헤럴드경제=서병기 선임기자]공영방송 수호에 앞장섰던 MBC 이용마 기자가 21일 오전 6시 44분 서울 아산병원에서 별세했다.

해직기간 중 발견된 ‘복막 중피종’으로 치료를 받아 온 그는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향년 50세로 영면했다.

1969년 전라북도 남원에서 태어난 고 이용마 기자는 전주고등학교와 서울대학교 정치학과 및 동대학원을 거쳐 1996년 MBC 기자로 입사했다.

그는 입사 후 MBC 보도국 사회부, 문화부, 외교부, 경제부, 정치부 등을 두루 거쳤다. 우리 사회의 구석구석을 취재하면서 한결같이 성역을 두지 않았고, 우리사회 각계각층에 공고히 자리잡은 기득권 세력에 의한 폐해를 날카롭게 비판해왔다.

특히 특유의 날카롭고 정의로운 시선으로 산림보전지역 내 호화가족묘지 고발 기사, 외환은행 헐값매각 의혹 감사 과정에 대한 밀착취재 등 다수의 특종을 기록하기도 했다.

〈사진=연합〉

2011년부터 전국언론노동조합 문화방송본부 홍보국장을 맡았으며, 공정방송 사수를 위한 파업을 이끌다 2012년 3월 5일 부당 해고됐다. 해직 기간 중에도 인터넷 방송, 연구와 강의 및 저술 활동 등을 통해 공영방송 정상화 투쟁을 꾸준히 이어나갔다.

해고 5년 9개월만인 2017년 12월 8일 문화방송에 복직했고, 12월 11일 마지막으로 출근했다. 이날 그는 “ 2012년 3월에 해고되던 그 날 이후로 단 한 번도 오늘이 올 것을 의심해본 적 없습니다. 왜냐하면 우리는 정정당당한 싸움을 했고 정의를 대변했다고 생각해서입니다”라며 “한 번도 의심해본 적 없는 일인데 오늘 막상 현실이 되고 보니까 꿈같습니다. 깨어나고 싶지 않은 꿈, 그런 꿈. 정말 다시 깨고 싶지 않은 꿈을 꾸고 있는 것 같습니다.”고 복직 소감을 밝혔다.

또 “오늘 이 자리에 우리가 서게 된 건 작년 엄동설한을 무릅쓰고 나와준 촛불 시민들의 위대한 항쟁 그게 없었다면 오늘 우리가 여기서 있을 수 있을까요”라면서 “언론이 비판과 감시하는 게 본연의 역할이지만, 동시에 사회적 약자 끊임없이 대변해야 합니다”라고 동료들에게 당부했다.

고 이용마 기자는 저서 ‘세상은 바꿀 수 있습니다’에서 두 아들에게 쓰는 편지 형식으로 “나의 꿈을 기억해주기 바란다. 너희들이 앞으로 무엇을 하든 우리는 공동체를 떠나 살 수 없다. 그 공동체를 아름답게 만드는 것, 그 꿈이 이루어지는 순간 나의 인생도 의미가 있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남기기도 했다. 그는 국민의 알권리와 언론 자유를 위해 노력한 공로를 인정받아 2017년 제5회 리영희상을 수상했다.

유족으로는 부인 김수영 씨와 자녀 현재, 경재씨가 있다. 빈소는 서울 아산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도됐고, 발인은 오는 23일, 장지는 경기도 성남시 분당메모리얼파크다.

언론·시민사회단체와 MBC는 유족들과 의논해 공영방송 정상화를 위해 뜨겁게 싸웠던 故 이용마 기자의 장례식을 ‘시민사회장’으로 엄수하기로 결정했다. 시민사회장 영결식은 23일 오전 9시 상암 MBC 앞 광장에서 열릴 예정이다.

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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