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윤석헌 “DLS·DLF 사태 깊은 우려” 전달
뉴스종합| 2019-08-23 11:13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이 해외금리연계 파생결합상품(DLS·DLF) 대규모 손실 사태에 대해 5대 금융지주 회장들을 직접 만나 우려를 전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23일 금감원과 금융권 등에 따르면 윤 원장은 지난 20일 서울 여의도의 한 호텔 식당에서 5대 금융지주 회장들과 비공개 조찬 회동을 가졌다. 지난 5월 윤석헌 원장이 “분기별로 조찬 회동을 갖겠다”고 공언했던 이후 꼭 3개월 여 만의 모임이다.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 김광수 농협금융지주 회장 등 5대 지주 회장 전원이 참석했다.

한 금융지주 회장은 조찬 회동 후 회사 임원들에게 “금감원장께서 DLS·DLF와 관련한 우려를 표했다”고 전달한 것으로 파악됐다.

비공식 정례 조찬 회동이라는 모임의 성격상 통상 무거운 이야기가 오가는 자리는 아니다. 하지만 DLS·DLF 상품 판매잔액(8200억원) 대부분이 예상손실률 56~95%에 달하는 손실 구간에 진입하고, 불완전판매 의혹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는 상황인 만큼 금감원장으로서 회장들에게 직접 선제적 ‘경고 메시지’를 꺼내들었다는 관측이다.

윤 원장은 22일엔 기자들과 만나 “금융회사가 수익 창출을 위해서 고객에게 위험을 전가한 것은 아닌지 의문이 있다”며 “금융회사 본연의 역할은 고객의 위험을 부담하고 관리하는 것인데 (DLF 사태는) 금융에 대한 신뢰의 근간을 흔드는 것”이라고 강한 발언을 쏟아내기도 했다.

금감원은 23일 일반은행검사국·금융투자검사국·자산운용검사국 등이 관련 검사국이 총출동하는 대규모 합동검사에 착수한 상태다.

윤 원장과의 이번 조찬모임에 참석했던 5대 지주 회장들 중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을 제외한 나머지 4명의 회장들은 모두 이번 사태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금감원에 따르면 우리은행과 KEB하나은행은 각각 4012억원, 3876억원의 DLF 상품을 팔아(7일 잔액기준) 전체 DLS·DLF 판매량의 95% 이상을 차지한다. 국민은행도 개인투자자 166명 등에게 총 262억원어치 DLF를 팔았고, NH투자증권도 비율은 미미하지만(0.1%) DLS를 판매했다.

하나금융투자와 NH투자증권은 DLS를 발행했고 KB자산운용은 DLS를 펀드형태로 운용한 회사로 역시 금감원 합동검사 대상에 올라있다.

윤 원장은 또 일본 수출규제로 인한 피해기업 지원과 관련해 금융지주들이 적극 대응해 준 것에 대해서는 회장들에게 고마움을 표한 뒤 최근 주가·환율·금리 등 금융시장 변동성 증대에 따른 유의를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키코(KIKO)’ 피해기업 공동대책위원회는 23일 오후 약탈경제반대행동·금융정의연대·금융소비자연맹와 공동으로 우리은행을 DLS 사기판매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배두헌·박준규 기자/badhon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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