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일반
‘조국 가족 수사’ 첫 구속·딸 소환…정경심 포위망 좁힌 檢
뉴스종합| 2019-09-17 11:20

조국(54) 법무부장관 후보자의 조카 조범동(36) 씨를 구속 수사 중인 검찰이 조 장관의 딸 조모(28) 씨를 불러 조사하는 등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사모펀드 의혹의 핵심인 조 씨의 신병을 검찰이 확보하면서 향후 20일 동안의 구속기간이 수사 성패를 가를 것으로 보인다. 첫 구속자가 나온 상황에서 검찰 수사는 조 장관의 배우자 정경심(57) 동양대 교수를 향하게 될 전망이다.

17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 고형곤)는 전날 조 장관의 딸을 불러 동양대 총장 명의의 표창장 수령 경위와 고교 재학 시절 단국대 의대 논문 제1저자로 등재된 내역 등을 조사했다.

이날 검찰이 국회에 제출한 정 교수의 공소장에는 ‘딸의 인턴 경험 및 상훈 등 외부활동 등을 주요 평가 요소로 보는 특별전형을 통해 국내외 유명 대학원 등에 진학하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해 자신이 근무하는 동양대 총장 명의의 표창장을 임의로 만들었다’고 기재됐다. 정 교수를 이미 조사한 검찰은 사문서위조 행사죄와 국립대학인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 입학 과정에서 표창 수상 내역을 제출했다는 위계 공무집행방해죄 추가 적용을 검토 중이다. 조 장관의 딸은 의전원 입시 과정에 서류를 작성하고 제출한 만큼, 정 교수와 함께 기소될 가능성이 높다.

검찰은 또 이르면 17일 조 장관의 5촌 조카 조 씨를 구속 뒤 처음으로 불러 조사할 방침이다. 앞서 서울중앙지법 임민성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16일 자본시장법상 부정거래와 허위공시,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횡령 및 배임, 증거인멸 교사 등의 혐의로 청구된 조 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영장이 발부되면서 검찰은 1차 10일, 기간을 연장하면 최장 20일간 조 씨를 구속상태에서 수사할 수 있다.

정 교수의 사무실에서 PC를 빼내 숨겨줬던 증권사 직원 김모 씨는 전날 검찰에 출석해 추가조사를 받았다. 김 씨는 검찰조사에서 정교수가 2차전지 및 영어교재사업체인 더블유에프엠(WFM)으로부터 지난해 12월부터 올 6월까지 7개월 간 매달 받은 200만 원은 자문료가 아닌 투자이자라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WFM은 조 장관 일가가 투자한 펀드 운용사 코링크프라이빗에쿼티(PE)에 2017년 11월 인수된 회사로, 검찰수사 전까지 코링크PE의 대표이사 이모 씨가 대표를, 조 장관 일가가 투자한 ‘블루코어밸류업1호’ 사모펀드 운용역 임모 씨가 영어교육사업부 이사를 겸직했다.

전날 조 씨는 구속심사에서 “코링크PE 설립자금이 정 교수로부터 나왔다”고 인정하면서 조 장관 가족이 투자과정은 물론 사모펀드 초기부터 관여한 게 아니냐는 의구심도 증폭되고 있다. 조 씨는 코링크PE 공식대표 이 씨를 이른바 ‘바지사장’으로 내세워 코스닥 상장사이자 2차전지사업체 WFM을 무자본으로 인수하고 주가를 끌어올린 의혹을 받고 있다. 정 교수가 조 씨의 역할을 인지하고 있었다면 정 교수는 ‘투자자가 펀드운용에 개입해서는 안된다’는 자본시장법을 위반한 것이 된다. 아울러 조 장관은 공직자윤리법 위반이 될 가능성이 있다.

검찰은 정 교수가 2017년 사모펀드 투자약정 이전부터 코링크PE를 알았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정 교수는 남동생 정모 씨에게 2017년 2월 28일 ‘KoLiEq정경심’이라는 입금자명으로 3억원을 보냈고, 정 씨는 열흘 뒤 코링크PE 주식 250주를 주당 200만 원의 높은 가격에 사들였다.

조 씨에게 증거인멸 교사 혐의를 적용된 부분도 주목할 만하다. 정 교수는 동양대 압수수색 이틀 전 자신의 업무용 데스크톱PC를 반출했다가 적발되자 검찰에 제출했다. 당시 증권사 직원 김 씨가 동행해 빼낸 데스크톱을 자신의 차량 트렁크에 보관하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정 교수는 김 씨에게 자택 PC의 하드웨어 교체도 부탁한 것으로 나타났다.

문재연 기자/munja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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