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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한 비만 ①] 고도비만 환자 당뇨병 위험 4배 이상…비만대사수술하면 동반질환 감소 효과 뚜렷
라이프| 2019-09-20 10:21
고도비만 환자에게는 당뇨병 등의 동반질환 위험이 높다.

[헤럴드경제=손인규 기자] #. 부산에 사는 한모(44)씨는 몇 년 전까지 키 170cm에 130kg이 넘는 고도비만 환자였다. 거동이 불편할 정도로 몸이 무거워 집에서는 누워만 있거나 잠만 자는 생활이었다. 문제는 원래 앓고 있던 당뇨병이 점점 심해진 것이다. 당 수치가 점차 올라간 한씨는 인슐린 전 단계까지 가게 됐고 의사로부터 '더 이상 관리하지 않으면 위험할 수 있다'는 얘기까지 들었다. 결국 비만대사수술을 받은 한씨는 90kg대로 몸무게가 떨어지면서 몸이 가벼워지자 몸을 관리하기 시작했고 현재는 먹던 당뇨병 약을 끊고 지내고 있다.

비만은 각종 질병의 원인이 되는 위험한 요소다. 특히 당뇨병이나 고혈압과 같은 동반질환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많은 사람이 비만에서 벗어나기 위해 다양한 운동 및 식이요법을 시도하고 있지만 이런 방법만으로 비만을 관리하는 것은 상당한 노력과 시간이 필요하다. 비만 정도가 심한 고도비만 환자에게는 다른 방법보다 비만대사수술이 가장 효과적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고도비만은 자신의 몸무게(kg)를 키의 제곱(㎡)으로 나눈 체질량지수(BMI)가 30kg/㎡ 이상일 때로 정의하며 의학적 치료가 필요한 질환으로 분류된다. 2017년 기준 국내 건강검진 수검자 약 1400 만명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성인 고도비만 유병률은 4.7%(66만4405명), 초고도비만은 0.4%(6만1500명)를 기록했다. 고도비만 인구는 지속적으로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는데 오는 2030년에는 현재의 2배인 9%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고도비만은 그 자체로 거동이 불편하고 외모 자신감 결여로 인한 우울감 등의 문제뿐만 아니라 동반질환의 발병 위험성을 증가시킨다. 고도비만은 정상인 대비 당뇨병 발병은 4~4.8배, 고혈압은 2.7~2.9배 높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관상동맥 질환이나 암의 위험도 증가시키고 과체중으로 인한 골관절염, 허리통증, 수면무호흡증 등의 위험도 높아진다.

이런 고도비만을 치료하는데 가장 우선시되는 방법은 '비만대사수술'이다. '위 절제술'과 '위 우회술'로 대표되는 비만대사수술은 유효한 체중 감소와 감소한 체중 유지, 동반질환 개선의 효과가 뚜렷하다. 실제 ‘2018 대한비만대사외과학회 비만대사 수술 진료지침’에서는 수술적 치료를 고도비만 환자에서 체중감량 및 감량 체중 유지에 있어 유일한 치료법으로 명시하고 있다.

특히 비만대사수술은 고도비만 환자에게 흔히 나타나는 제2형 당뇨병의 개선에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2016년 미국당뇨병학회(ADA)에서는 비만대사수술을 제 2형 당뇨 치료 표준 진료 지침으로 포함했다.

김용진 에이치플러스양지병원 비만당뇨수술센터장(대한비만대사외과학회 학술위원장)은 "2007~2015년 사이 실시된 11개의 대규모 임상시험 결과 비만대사수술을 한 환자들의 당뇨 치료 효과가 상당히 좋은 것이 입증됐다"며 "단지 체중 감소뿐 아니라 인슐린 사용량이 줄어 들어 당뇨병의 70% 정도가 호전되면서 삶의 질이 개선돼 생존율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이에 국내에서도 비만대사수술에 대한 평가가 이뤄졌고 수술 치료가 비용대비 효과가 뚜렷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올 해부터 비만대사수술에 대한 건강보험 급여가 적용되고 있다. 다만 보험 급여 혜택을 받기 위해서는 체질량지수(BMI)가 35kg/㎡이상이거나, 체질량지수가 30kg/㎡ 이상이며 동반질환(고혈압, 수면무호흡증, 비알코올성지방간, 제2형 당뇨, 고지혈증, 천식, 관상동맥질환 등)을 동반하는 경우, 체질량지수가 27.5kg/㎡ 이상이며 혈당조절이 되지 않는 제2형 당뇨환자 등의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김 센터장은 "아직 우리에게는 비만환자에 대해 게으르거나 잘못된 생활습관으로 인해 생긴 것으로 낙인찍는 선입견이 남아 있다"며 "흔히들 비만환자에게 '덜 먹고 더 움직이라'고 하지만 현실적으로 운동과 식이요법만으로 비만을 해결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어서 "비만은 하나의 만성질환으로 치료가 필요하며 특히 고도비만 환자에게 수술은 단순히 살을 빼는 목적이 아니라 생존의 문제"라고 덧붙였다.

iks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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