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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채의 퇴진]“눈치보기 그만”…조직문화도 갈수록 ‘영(Young)하게’
뉴스종합|2019-09-20 10:53

책 '90년생이 온다'의 저자 임홍택은 "빠르게 변하는 세상에선 누구나 기성세대가 된다"고 말한다. 자율성을 바탕으로 서로 존중하는 문화를 만들지 않으면 미래사회에서 도태될 수 있다는 의미로 읽힌다. 사진은 최근 복장 자율화를 선언한 대한항공 직원들 모습. [대한항공 제공]

[헤럴드경제=정찬수 기자] 시대적 추세에 따라 수시채용을 도입하는 기업이 많아지는 가운데 조직문화도 젊은 세대의 자유로움에 맞춰 점차 유연해지고 있다. '젊은 오너' 체제에 따른 일과 삶의 균형 찾기는 실수까지 인정하는 포용적인 문화로 발전하고 있다.

주 52시간 근무제와 PC 오프(Off)제를 시작한 지 1년여가 지난 현대차그룹의 내부 변화는 현재진행형이다. 세간의 주목을 받았던 선택적 시간 근로제와 완전 자율복장제는 기업의 문화로 완전하게 자리를 잡았다.

막혔던 소통은 직급 간소화에서 시작됐다. 사원-대리-과장-부장 등으로 구분됐던 ‘벽’은 매니저-책임매니저 두 단계로 줄면서 무너졌다.

현대차그룹 계열사의 한 관계자는 “예전엔 부장보다 덜 부담스런 과장을 찾고 위에서도 사원보다 대리와 일하는 걸 선호했지만, 이제 업무 처리 과정에서 직급을 따지지 않게 됐다”며 “위아래를 떠나 직원 모두를 존중하는 분위기로 바뀌었다는 방증”이라고 말했다.

LG그룹 역시 수직적 조직문화에서 벗어나 토론이 중심이 되는 수직적 형태로 바뀌었다. 회장 메시지를 일방적으로 전달했던 과거의 상명하복식 명령체계는 임직원이 중심이 돼 토론하는 것으로 대체됐다.

완전 자율복장제도도 계열사 대부분으로 확산됐다. 한 대기업 직원은 “옷 하나만 바꾼다고 기업문화가 바뀌지 않을 줄 알았지만, 사무실의 색이 다양해지니 확실히 자유로운 분위기가 연출됐다”고 했다.

대한항공도 최근 복장 자율화 대열에 합류했다. 등산복이나 골프복 등 밋밋했던 패션 코드는 날이 갈수록 편하고 다채롭게 변하고 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상황과 장소에 따라 복장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어 회사가 제안사항을 만들지 않아도 직원들이 자유롭게 가이드라인을 만들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주 52시간 근무제로 줄어든 회식도 변화한 조직문화를 보여주는 단면이다. 늦은 귀가로 가족과 함께하는 평일 저녁 식사를 꿈꾸지 못했던 시절도 있었기 때문이다. 길어진 여가로 자기 계발을 하는 직원들도 많아지고 있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퇴근이 가까워지면 뜨는 PC 알림이 업무를 빠르고 효율적으로 진행하는 습관을 만들었다”며 “야근이나 회식이 부담스러웠던 직원들도 이제는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고 가벼운 마음으로 귀가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지난 2월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서 열린 'LG테크컨퍼런스'에서 구광모(가운데) 회장이 초청 인재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날 구 회장은 40개 테이블을 돌며 대학원생들과 격의 없는 대화를 나눴다. [LG 제공]

전문가들은 강압적인 조직에서 벗어나 직원 신뢰가 우선인, 이른바 ‘뒤끝’이 없는 일터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수평적인 조직문화를 낯설어 하는 이들까지 아우를 수 있는 존중이 우선돼야 내부 갈등을 없앨 수 있다는 의미다.

이성봉 서울여자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수직적인 조직에선 위에서 결정된 내용이 아래로 전파됐지만, 수평적인 조직은 직원 모두의 생각을 한 데 모으는 것이 출발선”이라며 “임원들의 열린 사고방식이 중요한 만큼 개개인의 변화가 필수적”이라고 진단했다.

유연한 조직문화가 대기업의 전유물이란 일각의 인식도 개선해야 할 과제다. 중장기 전략을 따르는 곳보다 하루하루 생사를 오가는 업무 전쟁이 빈번한 일터일수록 ‘유연성’을 적용하기엔 부담이 따르는 탓이다.

정인준 대구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우리 사회에 오랫동안 자리 잡았던 일 중심의 사고방식을 전환하는 데에는 생각보다 많은 시간이 소요될 수 있다”며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의 성공 사례를 발굴해 전파하고 의사전달 체계 개선을 위한 사내 교육을 펼치는 것도 방법”이라고 분석했다.

and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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