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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길용의 화식열전] 상장추진 현대카드…지배구조 향방은
뉴스종합| 2019-10-14 11:05

[헤럴드경제=홍길용 기자] 현대카드가 기업공개(IPO)를 추진하면서 현대차그룹도 금산분리 행보를 시작할 조짐이다. 현대가(家)에서 전무했던 부녀 또는 남매간 사업분할이 이뤄질 지도 관심이다.

이번 상장의 배경에는 재무적투자자(FI)와의 약속이 있다. 2017년 미국 제너럴일렉트릭(GE)이 현대카드 지분 43%를 매각할 때 현대커머셜이 19%를 나머지 23.99%를 사모펀드(PE) 어피니티 등 FI가 매입했다. 당시 현대차는 FI에 상장이 안될 경우 또는 공정가치에 지분을 되사준다는 약속을 했다. 2018년 11월 현대커머셜의 3자 배정 유상증자 때도 마찬가지다. 이때도 FI는 어피니티 등이다.

정 회장과 현대모비스 중심의 현대차그룹 지배구조는 조만간 정의선 수석부회장 중심으로의 개편이 예상된다. 만약 지주사 체제면 현대카드와 현대차투자증권을 분리해야 한다. 현대캐피탈은 자동차 사업의 한 부분인 만큼 현대·기아차 내 사업부분으로 존속할 수도 있어 보인다.

현대커머설을 현대캐피탈이 현대·기아차 상용차 부문 할부금융 부분을 떼어내 설립한 회사다.정몽구 회장이 둘째 딸 부부가 최대주주다. 일감몰아주기 규제 위험에도 불구하고 계열사 지분을 줄이고 총수 일가 지분을 높인 점을 볼 때 결국엔 계열 분리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많다.

현재 정태영 부회장은 현대캐피탈 대표이사 부회장이지만, 현대카드에서만 급여를 받고 있다. 현대캐피탈은 현대차 출신 황유노 사장이 경영을 총괄하고 있지만, 현대카드는 정 부회장의 부인인 정명이 대표가 경영에 직접 참여하고 있다.

현대차와 기아차의 현대카드 지분율은 48.44%로 과반이 안 된다. 상장이 안되면 FI 지분을 되사와야 하는데, 자금부담은 물론이고 금산분리라는 규제흐름에도 역행할 수 있다. 상장이 이뤄지고 일부 신주도 발행되면 지분율은 더 떨어질 수 있다. 이미 상장된 삼성카드의 전례로 보면 현대카드 기업가치는 총 2조원을 넘기 어려워 보인다. 어피니티 등의 지분가치를 따지면 약 4800억원 가량이다. 투자원금(약 3800억원) 대비 약 26% 많다.

현대커머셜의 보유현금은 3000억원이 넘는다.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은 종로학원 등을 매각하며서 수 백억원의 현금을 확보한 것으로 추정된다. 경영권을 확보할 자금은 충분해 보인다.

변수는 실질적 그룹 총수인 정 수석부회장의 결심이다. 정 부회장은 야심차게 추진했던 생명보험업 진출에서 고배를 마셨다. 그룹의 전폭적인 지원에도 현대라이프는 결국 대만 푸본생명에 넘어갔다. 현대커머셜·카드의 지배구조 최정점은 정 부회장의 부인인 정 대표다. 현대커머셜·카드의 사업 모델에서는 현대차그룹의 지원이 핵심이다. 정 수석부회장에 대한 영향력은 정 대표만이 가질 수 있다.

kyh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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