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중금리 열올리는 저축銀…예대율 규제 피하고 수익 짭짤
뉴스종합| 2019-10-22 11:18

저축은행들이 민간 중금리대출 시장에서 파이 키우기에 나섰다. 예대율 규제는 피하면서 짭잘한 수익을 거둘 수 있어서다. 수년 전부터 자체 중금리대출 브랜드까지 만들어 영업해 오던 대형사들은 물론이고, 중소형 저축은행들까지 새상품을 내놓고 있다.

22일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저축은행들이 이번 4분기에 판매한다고 밝힌 중금리대출 상품은 모두 65개다. 지난해를 통틀어 저축은행들이 취급한 중금리 상품(46개)보다 늘어났다. 저축은행의 중금리대출은 가중평균금리가 16.0% 이하고, 최고금리는 19.5% 미만인 대출 상품을 일컫는다.

수년째 ‘바빌론’이란 중금리 브랜드를 운영하는 SBI저축은행은 이달 초 ‘SBI프리미엄 중금리’ 상품을 새로 내놨다. 신용등급이 높은 직장인들을 겨냥했다. 대출한도는 1억원으로, 금리(5.9%~16.5%) 수준이 기존 상품들보다 낮다.

이 저축은행 관계자는 “시장을 보다 세분화해서 접근해야 한다는 판단을 했다”고 설명했다.

OK저축은행도 최근 들어서 기존 상품인 ‘OK히어로’의 대출 대상자를 세분화하는 작업을 벌였다. 중금리대출로 포섭할 수 있었지만 그간 놓치고 있었던 고객들을 파악해 공략하겠다는 전략이다.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저축은행들도 중금리대출 영업에 가세했다. 일부 저축은행들은 자체 모바일 뱅킹을 구축하고 공격적인 비대면 영업을 펼치겠다는 계획이다.

NH저축은행은 올해 들어 ‘NH직장인행복대출’을 내놨다. 처음 출시한 중금리 자체 상품이다. NH저축은행은 중금리대출 실적이 당장 두드러진 성과를 내진 않지만, 막바지 개발 단계에 있는 자체 모바일뱅킹을 출시하면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비대면 판매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상상인저축은행도 ‘상상인 직장인중금리’를 지난 8월에 내놨다. 지난해까지 주식담보대출 등을 주요하게 취급했던 이 저축은행은 올해부터 리테일 영업에 집중하는 정책을 펼치고 있다.

이 저축은행 관계자는 “상품 포트폴리오를 다양화 하는 기조”라며 “모바일 기반으로 중금리대출도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저축은행들이 공급한 민간 중금리대출은 1조7974억원으로, 전년 실적의 2배 이상으로 늘어났다. 저축은행업권은 올해는 2조7000억원 수준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

특히 내년부터 새 예대율이 적용되면, 저축은행 입장에선 중금리대출은 주요 수익원이 될 수밖에 없다. 당국은 예대율 산정하는 과정에서 20%가 넘는 고금리 대출에 가중치(130%)를 부여해 고금리 대출을 억제할 계획이다.

박준규 기자/nya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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