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일반
쿠르드족 ‘감자세례’ 받으며…미군 씁쓸한 퇴장
뉴스종합| 2019-10-22 11:19
21일(현지시간) 시리아 북부 카미실리 지역 쿠르드 주민들이 시리아로부터 철수하는 미군 호송차량을 향해 감자를 던지고 있다. 쿠르드계 통신사 ANHA의 동영상 캡처. [AP]

시리아 북부에서 군대를 철수한 미국이 아프가니스탄에 주둔하는 미군 병력도 지난 1년간 2000명 감축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프간 이슬람 무장단체 탈레반과의 평화협정이 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미국의 협상력을 약화시키고 탈레반의 영향력을 확대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오스틴 스콧 밀러 아프간 주둔 미군 사령관은 21일(현지시간) 아프간 카불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병력) 최적화의 일환으로 일반에 비공개로 우리는 여기서 병력을 2000명 줄였다”고 밝혔다. 이로써 현재 아프간에는 약 1만3000명의 미군이 남아있다고 아프간 주둔 미군 대변인 서니 레겟 대령이 말했다. 밀러 사령관이 지난해 아프간에 부임했을 때는 미군 규모가 1만5000명이었다. 이어 철수한 병력의 대부분은 카불 내 미군 사령부 소속이었다고 덧붙였다. 이번 감축은 탈레반과의 협정과 별도로 이뤄진 미국의 자발적 결정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미군을 해외의 “끝없는 전쟁”으로부터 집으로 귀환시키겠다고 거듭 주장해왔다.

미국은 지난달 초 탈레반과의 평화협정 초안에 합의하고 아프간 주둔 미군을 8600명 규모로 줄이는 데 합의했으나, 트럼프 대통령이 탈레반 대표단과의 회동을 취소하면서 협상은 교착 상태에 빠졌다. 레겟 대령은 이번 감축이 “밀러 사령관이 지휘한 이후 감소한 총계”라며 8600명 축소 방안의 일부는 아니라고 설명했다.

뉴욕타임스(NYT)는 공식 철수 명령의 형태가 아니라 교대기의 미군을 충원하지 않는 방식으로 점진적인 감축이 이뤄졌다고 전했다. 이는 미국이 탈레반과의 협정을 체결하기도 전에 미군을 감축한 결정으로, 향후 탈레반과의 협상에 있어 스스로 협상력을 약화시킨 것이라고 NYT는 지적했다.

WP는 아프간 안보군이 미군의 지원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며 “국방부가 2011년 약 10만명이던 아프간 주둔 병력을 점점 철수하면서 탈레반은 통제력과 영향력을 꾸준히 확대해왔다”고 전했다. 김현경 기자/pi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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