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일반
“수기결재 저도 싫다” “위부터 솔선수범해야” 정의선 수석부회장의 소통, 공감을 이루다
뉴스종합| 2019-10-22 15:18
22일 현대차그룹 본사 2층 대강당에서 진행된 타운홀 미팅 중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이 연단에서 질의응답을 하고 있다. [현대차 제공]

[헤럴드경제=정찬수 기자] “수기결재를 예전부터 싫어해 바꾸려고 노력했다. 메일에 포함된 파워포인트도 싫다. 효율적이고 빠르고 뜻만 전달할 방법을 추구했으면 한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이 22일 서울 서초구 현대차그룹 본사 2층 대강당에서 열린 타운홀 미팅에서 ‘보고문화 변화’를 묻는 한 직원의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이날 ‘함께 만들어가는 변화’를 주제로 열린 공감의 자리엔 정의선 수석부회장이 직원들과 즉석 문답을 주고받는 시간으로 채워졌다. 자유롭게 소통하고 회사의 방향성을 공유하는 수평적 기업 문화의 일환인 만큼 다양한 주제와 답변이 오갔다.

회사의 전략과 방향성에 대한 설명이 답변의 시작이었다. 정 수석 부회장은 미래차 전략에 대해 “미래 자동차 업계에선 사라지고 없어지는 회사가 많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그는 “세계적으로 자동차 시장은 2500만대로 공급 과잉의 시대”라며 “차를 잘 만드는 것을 넘어 앞서가는 솔루션을 내놔야 고객이 우리 차를 선택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 수석부회장은 창의성을 기르는 교육을 잘못 받아왔다며, 남다른 생각을 만드는 중요성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그는 “우리나라 민족과 우리나라 사람, 여러분 모두 훌륭한 자질을 갖고 있으나 이를 제대로 발휘 못 하는 문화가 있어 결국 그 틀을 깨는 것이 우리 회사가 해야 할 일”이라며 “기업문화가 진보적으로 나가서 그 면에 있어 1등을 하는 것이 추구할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차의 새로운 브랜드 비전인 ‘Progress for Humanity’에 대한 자세한 설명도 이뤄졌다.

정 수석부회장은 “사람과 사람을 이동시켜 공간으로 만나게 해주는 것”이라고 운을 떼며 “지구상 모든 사람을 위한 서비스, 제품을 공급하는 회사라는 측면에서 휴머니티라는 말이 일맥상통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소통은 위부터 시작되어야 한다는 지론도 재확인했다. 그는 “저가 솔선수범하고 사장, 본부장급이 노력하는 방법밖에 없다”며 “톱(Top)에서 움직여야 여러분이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실무에서는 일을 풀려고 하는 게 아니라 더 창의적으로 하는데 에너지를 쏟아야 한다”며 “저나 본부장 레벨에서 얼마나 협업을 하는지, 얼마나 타 부서와 일을 풀어나가는지에 대한 능력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22일 현대차그룹 본사 2층 대강당에서 진행된 타운홀 미팅 후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이 임직원들과 즐거운 표정으로 사진을 찍고 있다. [현대차 제공]

정 수석부회장은 이날 청년 세대의 고민을 담은 책의 일독을 직원들에게 권하고 의견을 묻기도 했다. ‘그러니까 아~무 말도 하지 마세요’란 책에 담긴 내용을 묻고 의미를 분석하는 시간도 가졌다.

그는 “책에 따르면 기성세대가 꼰대라는 소리 안 들으려고 노력한다는 내용이 있는데 아이들도 결국 꼰대가 된다”며 “이런 것들을 해석하고 느끼는 것이 회사 문화를 형성하는 데 중요하다”고 물었다.

이어 “사회적인 통념으로 문화를 흡수하더라도 일하는 공간에서는 다른 문화로 접근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글을 읽고 느낌을 알려줬으면 한다”고 책을 권했다.

한편 행사는 직원들의 질문에 예정됐던 오후 1시를 넘겨 종료됐다. 정 수석부회장은 “저도 일 년에 한 번 정도는 얘기할 기회가 있으면 한다”고 말했다.

and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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