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경제광장-박도규 SC제일은행 전 부행장] 2020 금융회사 경영전략의 키워드
뉴스종합| 2019-11-14 11:17

내년 은행을 포함한 금융회사들은 어떠한 경영전략을 수립해야 할 것인가. 아마도 현재 많은 금융회사들은 고민에 빠져 있을 것으로 보인다. 금융회사의 전략 방향은 다른 산업군에 속해 있는 기업들과는 달리 향후 일어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 대한 체계적인 탐색과 예측을 기반으로 대응전략을 수립하는 것이 효과적이므로 이러한 관점에서 몇 가지 전략을 제시하고자 한다.

내년 금융시장과 세계경제의 전반적인 기조는 시장경쟁체제의 가속화, 복잡화가 주로 회자되고 있는 듯 하다. 이를 전략 차원에서 들여다보면 인공지능, 빅데이터, 시뮬레이션, 집단지능 등 의사결정의 방법들이 끊임없이 진화되고 있는 변화 상황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따라서 금융회사의 생존 가능성과 미래 성장성을 보다 확장하기 위해서는 보다 다차원적인 관점에서 경영 전략이 수립되어야 한다.

먼저 금융회사 2020년 경영전략의 키워드는 디지털 융복합화가 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세계인구의 약 60퍼센트는 인터넷 또는 모바일 네트워크에 연결되어 있으며 이를 통한 개별 소비자, 또는 집단화된 의사결정이 강화되고 있다. 따라서 은행이 제공하는 재무 설계, 금융상품, 혹은 부가서비스 등은 그저 내구재와 같은 상품으로 간주될 수 있다. 따라서 금융상품과 부동산, 금융상품과 모바일통신, 금융상품과 쇼핑플랫폼 등을 활용한 자산관리 또는 구매행동의 변화를 반영한 실체적 전략이 요구된다.

이종산업 간 제휴를 통한 다방면의 수익 창출 기반이 보다 적극적으로 활용되어야 하는 것이다. 은행, 보험, 증권 등 금융회사간 차별성이 이미 없어진 지금 유통, 통신 등 비금융업종과 결합된 새로운 상품과 서비스의 개발을 통해 생활밀착형 통합서비스에 실질적 관심을 더 가져야 한다.

두 번째로는 핀테크 금융이 더욱 가속화될수록 사이버 보안의 문제가 중요한 이슈 중 하나로 제기 될 수 있다. 은행이 얼마나 소비자들의 신뢰를 얻느냐의 문제는 금융기업의 중요한 경쟁우위의 원천이기도 하며, 금융의 디지털 의존도가 증가하면서 단 한번의 금융보안의 문제가 금융 신뢰에 치명적 피해를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내년 금융시장과 소비자들의 행태변화를 감안하면 금융회사는 내부적으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휴먼웨어의 조화로운 의사결정 체계가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세 번째로는 이미 금융선진국에서는 금융업 자체가 실물경제를 지원하는 단순 기능에서 벗어나 리스크 관리, 투자역량 확대, 정보 창출 등 부가적 영역 확대에 주력해왔으며 이러한 면이 금융회사의 중요한 경쟁력의 원천으로 육성되어 왔다. 일반 기업들의 탈금융화 추세가 가속화됨에 따라 전통적인 은행상품과 서비스에 대한 수요는 감소하고 수요자와 공급자의 직접거래가 이루어지는 금융이 확장됨에 따른 대응전략이 요구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동시에 실효성 있는 금융소비자 보호를 위한 다각적이고 적극적인 방안을 마련하여 적극적으로 실행에 옮기는 전략을 고민해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는 현 정부의 생산적·포용적 금융에 발맞추기 위한 사회적 금융에 대한 구체적 방안이 요구된다. 당장 시급한 청년 취업과 중소기업 지원 등 금융소외 계층을 지원하고 사회적 금융 기반을 마련하기 위한 금융회사의 노력과 전략적 접근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결론적으로 내년 뿐 아니라 향후 금융의 시장 판도는 네트워크와 융합기반을 갖춘 복합기업으로 성장할 것인지, 아니면 환경변화에 적응하지 못한 채로 전통적인 영역에 갇혀 몰락하는 고립된 기업이 될 것인지에 대한 기로에 서는 한 해가 될 것이다. 국내 금융시장 또한 이미 비즈니스의 경계가 허물어진 변화가 시작됐다. 변화의 흐름을 제대로 읽지 못하거나 자신의 영역을 지키기에 급급하면 언제 몰락할지 모르는 일이다. 당장 내년 국내외 시장 환경의 불확실성은 클 것으로 보이지만 디지털 융복합, 글로벌 시장 확대를 통해 미래 신성장 동력을 마련하고, 이를 통해 개방과 협업을 필두로 한 많은 잠재 기업들의 도전을 이겨내기 위한 전략이 반드시 필요한 내년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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