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일반
北 김명길 “근본적 해결책 없인 대화 없어...美가 대답 내놔야”
뉴스종합| 2019-11-14 22:03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린 북미 실무협상의 북측 협상 대표로 참석한 김명길 북한 외무성 순회대사 [연합]

[헤럴드경제=유오상 기자] 지난달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렸던 북미 비핵화 실무협상이 결렬된 이후 미국 측을 연일 비난해온 북한이 이번에는 “근본적인 해결책을 제시하라”며 직접적으로 후속 대화 문제를 언급했다. 그간 미국이 언급한 종전선언과 연락사무소 설치 등을 ‘부차적인 문제’라고 평가한 북한은 “우리를 얼려보려는 불순한 목적의 협상에는 의욕이 없다”며 미국에 대한 압박 공세를 더 강화했다.

북미 실무협상 북한 측 수석대표를 맡고 있는 김명길 북한 외무성 순회대사는 14일 오후 담화문을 발표하고 “미국이 지난 10월초 스웨리예(스웨덴)에서 진행된 조미실무협상 때처럼 년말시한부를 무난히 넘기기 위해 우리를 얼려보려는 불순한 목적을 여전히 추구하고 있다면, 그런 협상에는 의욕이 없다”고 했다.

김 대사는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제3국을 통해 ‘12월 중에 다시 만나 북한과 협상하기 바란다’는 의사를 전달해왔다“며 ”나와 직접 연계할 생각은 하지 않고 제3자를 통해 조미관계와 관련한 구상이라는 것을 공중에 띄워놓고 있는데 대하여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미국 측의 메시지 전달을 두고 ‘미국에 대한 회의감만 증폭시키고 있다’고 평가절하한 김 대사는 ”우리가 요구사항과 선행돼야할 문제들을 명백히 밝힌 만큼, 이제는 미국 측이 그에 대한 대답과 해결책을 내놓을 차례“라고 강조했다.

특히 ”미국이 우리의 생존권과 발전권을 저해하는 대조선적대시정책을 철회하기 위한 근본적인 해결책을 제시하지 않고, 정세변화에 따라 휴지장으로 변할 수 있는 종전선언이나 연락사무소 개설같은 부차적 문제를 가지고 협상으로 유도할 수 있다고 타산한다면 문재해결은 언제 가도 가망이 없다“고 덧붙였다.

미국 측의 제3자를 통한 대화 메시지 전달에 강한 불쾌감을 드러낸 김 대사는 ”미국 측이 우리에게 제시할 해결책을 마련했다면, 그에 대해 우리에게 직접 설명하면 될 것“이라며 ”그러나 나의 직감으로는 미국이 아직 우리에게 만족스러운 대답을 줄 준비가 돼있지 않으며 시간벌이를 해보려는 술책으로밖에 달리 판단되지 않는다“고 언급했다.

김 대사의 강도 높은 비판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연말이라는 협상시한을 정해놓은 상황에서 미국 측의 전향적인 협상안 제시를 요구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미국 측이 그간 직·간접적으로 언급해온 종전선언 문제 등을 ‘부차적인 문제’로 평가 절하하며 스톡홀름 실무협상 직후 북한이 제시한 ‘생존권과 발전권을 저해하는 적대 정책 철회’를 다시 요구하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강도 높은 비판에도 김 대사는 대화 자체에 대해 ”우리는 협상을 통한 문제해결이 가능하다면 임의의 장소에서 임의의 시간에 미국과 마주앉을 용의가 있다“며 여지를 남기는 모습을 보였다.

osy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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