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 北, 9·19합의 깬 데 이어 발사체 도발…대화 말자는 건가
뉴스종합| 2019-11-29 11:17

북한이 또 발사체 도발을 감행했다. 합동참모본부에 의하면 북한은 28일 오후 4시59분께 함경남도 연포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초대형 방사포로 추정되는 단거리 발사체 2발을 쏘아 올렸다. 올들어서만 벌써 13번째다.

더욱이 지난 23일에는 서해 접경지역인 창린도에서 김정은 국방위원장의 참관 아래 해안포를 발사하며 9·19군사합의를 깬 바 있다. 이에 우리 군 당국이 항의문을 보내자 발사체 도발로 응답한 셈이다. 정부가 즉각 ‘강한 유감’을 표한 것은 당연한 조치다.

사흘이 멀다한 북한의 도발이지만 이번에는 그 의미가 다소 다르다. 우선 북한 신형 발사체의 최종 성공이라는 게 그것이다. 합참도 밝혔듯 두 발의 발사체가 발사된 간격은 30초다. 실질적인 연속발사에 성공한 것이다.

이번과 같은 초대형 방사포 발사는 지난 8월 23일과 9월 10일, 10월 31일에 이어 네번째다. 첫 발사는 두 발중 한발이 내륙에 떨어져 실패했다. 두번째 발사체는 예상한 궤적으로 날아갔지만 그 간격이 20분 가량으로 길었다. 이후 세번째 시도 때는 3분으로 줄어 북한이 당국이 ‘성공적 진행’이라고 자체 평가까지 했다. 한데 이번에는 간격을 30초로 줄였다. 김 위원장이 “연발사격 시험만 남았다”고 한 지적을 확실하게 개선한 것이다. 하노이 북미회담 결렬 이후 김 위원장은 자위적 국방력 강화를 선언했고, 이후 새 전술무기 개발이 예정대로 진행되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동시에 한국과 미국을 비롯한 서방 세계에 대한 엄포로도 보인다. 김 위원장은 이달들어 부쩍 남한 당국을 자극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세번이나 군 관련 행사에 나타났고, 서해 창린도를 방문해 해안포 발사를 지시하며 남북 군사합의를 깨기도 했다. 부산에서 열린 한-아세안특별정상회의 참석을 타진하는 문재인 대통령 친서를 공개하며 남측을 모멸하는 듯한 인상도 줬다. 한국 정부를 자극해 북미회담 진척의 지렛대로 삼겠다는 의도다. 또 미국에 대해서는 체제안전보장 요구와 제재를 중단하고 대화를 하자는 압박 메시지이기도 하다. 그렇지 않으면 핵실험 재개 등 내 방식대로 길을 가겠다는 특유의 벼랑 끝 전술인 것이다.

이런 방식으로는 북한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북한의 잇단 도발에 미국은 이미 최신형 정찰기를 띄워 감시의 망을 강화하고 있다. 한반도 긴장만 높아질 뿐이다. 지금은 남북한과 북미가 대화를 해야 할 시기다. 공연한 긴장 고조로는 결국 아무것도 얻을 수 없다는 걸 깨닫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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