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檢, 극히 이례적 亡者 휴대폰 압수수색… 배경은? (종합)
뉴스종합|2019-12-02 20:44

[헤럴드경제=정세희 기자] 검찰이 이례적으로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확인된 현직 서울동부지검 소속 A수사관이 사용했던 휴대폰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 집행에 나서면서 배경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통상 검찰은 스스로 목숨을 끊었을 경우 당사자에 대한 처벌 가능성이 사라졌기에 강제 수사에는 나서지 않는다. 게다가 A수사관은 참고인일 뿐이었다. 이 때문에 이례적으로 진행된 A수사관 휴대폰과 유서에 대한 압수수색 배경에 여러 해석이 제기되고 있다.

검찰이 백원우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 밑에서 행정관으로 근무했던 검찰 수사관의 사망 사건과 관련해 2일 서초경찰서를 압수수색 했다. 2일 밤 서울 서초경찰서 길 건너편에 위치한 서울고검과 서울중앙지검. [연합]

▶검찰, 서초경찰서 압수수색= 2일 오후 검찰과 경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2부는 이날 오후 3시20분부터 서울 서초경찰서 형사팀에 수사관을 보내 사망한 A수사관의 휴대전화와 사망 전 남긴 자필 메모 등 유류품을 확보했다. A수사관은 지난 1일 검찰 조사를 3시간여 앞두고 서초동의 한 사무실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은 상태에서 발견됐다.

A수사관은 이미 한차례 검찰 조사를 받았고, 지난 1일에는 두번째 참고인 신분 조사를 받을 예정이었다. 그가 조사 받은 핵심 의혹은 지난해 지방선거 당시 울산에 내려가 김기현 현직 울산시장에 대한 비위 첩보를 작성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다. A수사관은 백원우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 휘하에서 근무했던 전력이 있는 인사다.

검찰은 이날 서초경찰서에 대한 압수수색에 대해 ‘의문 없는 철저한 규명’을 그 원인으로 꼽았다. 검찰 관계자는 “고인의 사망 경위에 대해 한 점의 의문이 없도록 철저히 규명한다는 방침 외에 별도 수사상황 등은 알려줄 수 없다”고 밝혔다.

황운하 대전지방경찰청장이 29일 오전 대전시 서구 둔산동 대전지방경찰청으로 출근하고 있다. 서울중앙지검은 황 청장이 울산지방경찰청장으로 재직하면서 지난해 6·13 지방선거 직전 김기현 당시 울산시장을 낙선시키려고 청와대 지시에 따라 '하명수사'를 벌였는지 확인하고 있다. [연합]

▶“망자 휴대폰 압색? 한번도 못봤다”= 검찰이 이날 A수사관이 사용했던 휴대폰에 대한 압수수색에 나서자 10년 넘게 수사에 몸담았던 한 인사는 “한번도 보지 못했던 상황이다. 수사실익이 없는데 죽은 사람이 쓰던 휴대폰 압색에 나선 것이다“며 “다른 이유가 있지 않고서는 망자에 대한 예우 차원에서라도 휴대폰 압색 영장 집행은 하지 않는 것이 통례”라고 말했다.

실제로 과거 스스로 목숨을 끊었던 변창훈 검사 외에도 수사관이나 피의자 등이 검찰 수사를 받다가 압박감에 목숨을 끊는 사례는 적지 않게 있었지만 해당자에 대한 휴대폰 압수수색은 이뤄지지 않았다. 이 때문에 검찰의 이날 압수수색에 또다른 이유가 있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윤석열 검찰총장이 지난달 29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구내식당으로 향하며 굳은 표정을 하고 있다. [연합]

▶檢 불리 유서내용 영향?= 검찰이 전격적으로 망자의 휴대폰에 대한 압수수색에 나선 시점을 두고서도 여러 분석들이 나온다. 검찰이 경찰에 대한 압수수색을 통해 A수사관의 휴대폰과 유서 등에 대한 강제확보에 나선 것은 이날 오후3시를 넘어서다. 통상 압수수색 영장 청구와 영장 발부 등에 소요되는 시간 등을 고려하면 이날 오전께에는 영장 청구가 완료됐어야 했다.

A수사관의 유서 내용은 비밀로 관리돼 전날과 이날 오후 일부 언론보도를 통해 극히 일부만 공개된 상태다. A수사관은 윤석열 검찰총장에게 ‘면목이 없지만 가족들을 배려해 달라‘는 취지의 유서를 작성한 것으로 알려진다. 해석에 따라 A수사관이 검찰의 ‘압박 수사’ 때문에 극단적인 선택을 했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올 수 있는 대목이다.

▶백원우 책임론 여전= 백원우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은 A수사관의 극단적 선택에 대해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고 있다. 지난달 29일 공식적인 해명을 밝힌 이후 A수사관이 사망한 것으로 확인된 지 24시간이 지났으나 별도의 언급이나 통화도 되지 않고 있다. A수사관은 청와대 근무 당시 백 전 비서관 아래에서 일했던 인사로, 이번 검찰 수사 역시 백 전 비서관 휘하에서 근무를 할 때 불거졌던 사안이 원인이 됐던 것으로 전해진다.

청와대는 그러나 소위 ‘하명 수사’는 사실이 아니며 모두 적법한 범위 내의 민정실 업무였다고 강조하고 있다. 청와대는 또 이날 사망한 A수사관이 청와대 근무 당시 함께 일했던 동료(행정관)에게 했던 말을 공개했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서면브리핑에 따르면 A수사관은 울산지검에서 첫 검찰 조사를 받기 전날인 지난달 21일 청와대의 행정관 동료에게 전화해 검찰이 “울산지검에서 오라고 한다. 갈 수밖에 없을 것 같다. 우리는 울산에 고래고기 때문에 간 적밖에 없는데 왜 부르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울산지검에 가기 전까지 조사를 받는 이유를 몰랐다는 설명인 셈이다.

▶조국 엮기?= 검찰의 이례적인 망자 휴대폰 압색은 정치적 해석을 낳는 원인이기도 하다. 검찰은 아직도 조국 전 법무부장관에 대한 기소를 하지 못하고 있다. 조 전 장관은 여러차례의 검찰 수사에서 이미 ‘묵비권’을 행사해 추가 소환이 조 전 장관 혐의 입증에 별다른 도움이 되지 않고 있지만 검찰은 조 전 장관에 대한 추가 소환을 예고하고 있다.

게다가 검찰은 조 전 장관의 부인 정경심 교수에 대한 법원 재판에서 불의의 일격을 당한 상태다. 지난달 26일 열린 재판에서 법원은 공판 검사에게 ‘사건을 병합치 않겠다’고 밝혔고 기소 이후 실시된 강제 수사 역시 ‘적절치 않다’고 했으며, 공소 제기 이후 영장을 발부 받아 구인 조사한 것 역시 적법성에 문제가 있다고 봤다.

검찰이 사실상 판사 앞에서 정 교수에 대한 수사가 여러 측면에서 부적절하다는 지적을 받은 것이다. 때문에 조 전 장관에 대한 기소는 시일을 두고 또다른 혐의를 추가해야할 필요성이 커진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김 전 시장에 대한 ‘하명수사’ 논란을 검찰이 1년 넘게 묵혀뒀다가 다시 꺼내들었다는 비판이 사건 수사 초기 불거진 것도 같은 이유다.

백원우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 휘하에서 행정관으로 근무했던 검찰 수사관 A씨가 1일 오후 숨진채 발견된 서울 서초구 한 사무실. '청와대 하명 수사 의혹'에 연루됐다고 알려진 A 수사관은 이날 오후 6시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2부에 참고인으로 출석할 예정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연합]

▶수사권 조정?= 검찰 지휘부가 관심이 큰 수사권 조정이 검찰이 망자의 휴대폰을 압수수색 해간 원인이 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자칫 검찰 수뇌부에 대한 ‘약점’이 될 가능성이 있는 A수사관의 휴대폰을 검찰이 수거해 가면서, 이를 지렛대 삼아 수사권 조정에 영향을 주려하는 경찰의 의도를 사전에 차단하겠다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다.

실제로 경찰은 검찰 수사관들이 서초서에 압색영장을 제시하고 휴대전화와 유서를 강제로 수거해가기 전까지 A수사관 휴대폰에 대한 포렌식 작업을 마치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진다. 그만큼 휴대전화 강제 수거는 전격적이었던 것이 원인이었다는 의미다. 대신 경찰은 A수사관의 휴대폰에 대한 포렌식 작업에 경찰도 참관인으로 참석케 해달라고 검찰에 요청했지만 검찰이 이를 받아들일지 여부는 미지수다.

sa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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