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코리아 디스카운트 없애야”…여의도는 ESG 열풍
뉴스종합| 2019-12-13 10:16

[헤럴드경제=김현일 기자] “코리아 디스카운트, 이제는 끝내자”

연말 금융투자업계는 한국 자본시장의 저평가 오명을 씻어내기 위한 움직임이 여느 때보다 거세게 일고 있다.

지난 12일 국내 기업 지배구조 개선 논의를 주도할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이 닻을 올렸다. 국내 기관투자자를 주축으로 결성된 첫 민간 단체다.

한진그룹 경영에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고 있는 강성부 KCGI 대표를 비롯해 이채원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 대표, 김봉기 밸류파트너스자산운용 대표, 존리 메리츠자산운용 대표 등이 발기인으로 이날 여의도에서 열린 총회에 모습을 드러냈다. 최근 ‘타다 금지법’으로 정부와 충돌한 이재웅 쏘카 대표가 기업인으로 이름을 올려 눈길을 끌었다.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은 앞으로 지배구조 관련 상법과 자본시장법 개정운동을 비롯해 국내 기업들의 ESG 성과를 개선하기 위한 활동에 주력한다는 계획이다.

초대 회장을 맡은 류영재 서스틴베스트 대표는 “우리는 정부 통제를 받는 관변 단체가 아니다”며 “지배구조 개선을 못하면 한국 경제의 미래는 어둡다.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넘어 ‘코리아 프리미엄’ 시대를 여는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날에는 한국국제재무분석(CFA)협회가 최초의 한국어판인 ‘상장회사의 기업 거버넌스 투자자 매뉴얼’을 발간해 공개했다. 한국CFA협회장을 맡고 있는 박천웅 이스트스프링자산운용 대표는 이날 여의도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기업가치를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경영권 세습관행을 꼽았다. 그는 "한국기업이 경영권 승계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지배구조 취약국가라는 오명을 벗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증권업계는 이처럼 기업 지배구조 개선(G)을 필두로 환경보호(E)·사회책임(S) 활동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거세지면서 ESG 투자가 앞으로 증시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정창원 노무라증권 리서치센터장은 11일 간담회에서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첫 번째 문제인 기업지배구조가 최악은 벗어났지만 개선은 완만하게 일어나고 있다”며 “내년부터 유럽에 파는 자동차는 탄소 배출량 규제가 적용된다. 환경문제가 증시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고 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기업들의 ESG 정보공개 부족을 한계로 지적하고 있다. 글로벌 자산운용사 헤르메스 EOS의 한스-크리스토프 대표는 전날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창립 총회에서 “한국 기업은 고위 경영진과의 소통이 제한되고 영어로 된 정보공개도 미흡해 의미있는 평가가 어려웠다”고 토로했다.

이와 관련해 한국거래소는 내년부터 상장사들의 ESG 정보공개를 적극 추진하고,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상장사와 투자자를 대상으로 교육을 실시할 계획이다.

joze@heraldcorp.com

랭킹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