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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맥널티 무상증자로 주가 부양·전환가 조정 ‘두 토끼’ 잡았다
뉴스종합| 2019-12-13 11:18

한국맥널티가 최근 단행한 무상증자로 올해 초 발행한 50억원 규모의 CB(전환사채) 투자자들이 14% 가까운 수익을 얻게 됐다. 무상증자에 따라 전환가격이 하향조정된데다 주가는 상승했기 때문이다.

지난달 28일 기존 주식 1주 당 신주 1주를 발행하는 무상증자를 발표한 한국맥널티의 권리락 주가가 5830원으로 13일 결정됐다. 권리락 주가가 확정된 만큼 한국맥널티가 올해 초 SP자산운용, 제이씨자산운용의 사모펀드를 대상으로 발행한 50억원 규모의 CB 전환가격도 조정을 거칠 예정이다.

이들 사모펀드에 투자한 투자자들은 일단 13.8%가량의 수익률을 잠정적으로 얻을 것으로 보인다. 해당 전환사채는 유·무상증자나 새로운 CB·BW(신주인수권부사채) 발행 등으로 자본금이 변화할 경우 늘어나는 주식 수에 따라 다시 전환가액과 전환주식수를 조정하도록 돼 있기 때문이다. 특히 무상증자의 경우 주가에 관계 없이 늘어나는 주식수에 연동해 전환가액이 조정된다.

전환가액 조정 산식에 따라 새로운 전환가액은 기존 전환가액의 절반인 5125원으로 낮아지고 전환 주식수는 97만5610 주로 늘어날 전망이다. 해당 주식의 평가가치를 권리락 주가 5830원으로 계산하면 56억8780만원 가량으로 권면총액 50억원에 비해 13.76% 가량 늘어나게 된다.

CB 투자자들이 수익을 확보한 데에는 한국맥널티의 무상증자 단행의 힘이 컸다. 5년 만기의 해당 CB는 표면이자율이 0%로 만기까지 가지고 있어도 이자를 전혀 얻을 수 없는 만큼 전환권을 행사할 때까지 주가 상승이 필수적인 상품이었다.

문제는 최초에 전환가격이 1만2800원으로 설정됐음에도 불구하고 실적악화로 한국맥널티의 주가가 지난 2월 12일 1만3100원을 고점으로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는 점이다. 이후 지난 8월 초 한차례 리픽싱을 통해 전환가액이 1만 250원으로 낮아졌지만 이후에도 증시 불안정성 확대에 8450원까지 하락했다.

첫 리픽싱 3개월 뒤인 11월에도 또 한번의 리픽싱이 가능했지만 한국맥널티는 무상증자를 택했다. 이익잉여금을 전부 자본금으로 돌려 주식을 두배로 늘려준다는 호재에 공시 당일 주가는 상한가를 기록하며 단숨에 1만1000원으로 올라섰고 이후 권리락 전일인 12일 1만1650원까지 상승했다.

결과적으로 무상증자로 전환가액은 낮추고 주가는 부양해 CB 투자자들의 수익을 확보해준 셈이다. 다만 실제 수익률은 전환권 행사가 가능한 2월 8일까지 주가 흐름에 따라 달라질 전망이다.

원호연 기자/hy3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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