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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위대 돈줄 죄는 홍콩경찰… 모금 100억원 “돈세탁 혐의” 동결
뉴스종합| 2019-12-20 13:45

홍콩 경찰이 지난 15일 한 쇼핑몰 내부에서 반정부 시위를 벌이던 시민을 체포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박승원 기자] 홍콩 시위가 7개월째 이어지는 가운데 홍콩 경찰이 시위대가 모금한 7000만 홍콩달러(약 100억원)를 동결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명보 등은 20일 홍콩 경찰은 전날 홍콩 시위를 지지하는 모금 활동을 해온 단체인 ‘스파크 얼라이언스’(Spark Alliance·星火同盟)가 모은 7000만 홍콩달러를 동결하고 단체 관계자 4명을 돈세탁 혐의 등으로 체포했다고 보도했다.

경찰은 이들의 아파트에서 현금 13만 홍콩달러와 16만5000 홍콩달러어치 슈퍼마켓 쿠폰 구매 영수증, 레이저포인터 2개, 활 6개, 다량의 헬멧, 방독면 등을 압수했다.

스파크 얼라이언스는 지난 2016년 몽콕 폭동 때 체포된 시위대를 지원하기 위해 만들어진 단체로, 지난 6개월 동안 8000만 홍콩달러(약 120억원)를 모금해 시위 체포자에 대한 법률적 지원 등을 제공해왔다.

하지만 경찰은 이들이 시위에 참여한 10대들에게 각각 수천달러의 현금을 지급하고, 기금을 개인적 목적으로 유용하는 등 불법 활동을 해왔다고 주장했다.

경찰에 따르면 체포된 4명 중 한 명인 50세 남성은 이들이 만든 유령회사의 경영자로 등록돼 있었는데, 그는 모금된 돈으로 가입한 보험 상품의 수령인으로 기재돼 있었다.

경찰은 “이 단체가 기금으로 투자를 하겠다고 밝힌 점이 없다는 점에서 수상하다”며 “보험 가입액은 매우 큰 액수였다”고 밝혔다.

스파크 얼라이언스는 페이스북을 통해 성명을 내고 “우리는 모든 시위대에 법률적 지원을 제공해왔지만, 경찰은 돈세탁 등의 혐의를 조작해 우리 단체를 무너뜨리고자 한다”고 비난했다.

지난달 HSBC은행은 스파크 얼라이언스의 활동이 당초 밝혔던 목적과 일치하지 않는다며 이 단체의 계좌를 정지한 바 있다.

홍콩에서 돈세탁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으면 최고 14년 징역형과 500만 홍콩달러(약 7억5000만원) 벌금형에 처할 수 있다.

홍콩 시위대의 한 16세 고등학생 소녀는 “경찰은 시위대가 어떠한 도움도 받을 수 없도록 의도적으로 이들 단체를 약화하려고 한다”고 강력하게 비난했다.

pow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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