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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신년기자회견] 北 ‘주제 넘는 일’ 비난 불구 북미대화 역할론 강조
뉴스종합| 2020-01-14 11:44
문재인 대통령은 14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2020 신년 기자회견에서 북미대화 재개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연합]

[헤럴드경제=신대원·이원율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14일 북미대화의 조속한 재개를 위한 역할을 수행하겠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영빈관에서 내외신 출입기자들을 대상으로 ‘확실한 변화 대한민국 2020’이란 제목으로 가진 신년 기자회견에서 “북미 간 최대한 빨리 대화에 나설 필요가 있다”며 “우리 정부는 그렇게 되도록 노력해가겠다”고 말했다.

북한의 ‘통미봉남’ 기조에도 불구하고 북미대화 중재와 촉진 역할을 계속해나가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앞서 김계관 북한 외무성 고문은 지난 11일 발표한 담화에서 “남조선이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이의 친분관계에 중뿔나게 끼여드는 것은 좀 주제 넘은 일”이라고 비난한 바 있다.

문 대통령은 북미 사이에서 한국의 역할이 필요한 배경으로 시간이 없다는 점을 들었다. 문 대통령은 먼저 “미국이 대선국면에 접어들었기에 좀 더 시간이 흘러서 대선이 본격적인 국면에 들어서게 되면 북미대화를 위해 시간을 마련하는 게 쉽지 않을 수 있다”며 “북미 간 그렇게 많은 시간적 여유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 대화가 단절된 것 아니지만 여전히 진전되지 못하고 있고 교착상태에 있는 것은 분명하다”며 “대화 교착이 오래된다는 것은 결국은 상황을 후퇴시킬 수 있는 것이기에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또 “북미대화가 교착상태에 놓인 만큼 남북간에도 이 시점에 할 수 있는 여러 현실적 방안을 찾아서 남북관계를 최대한 발전시켜나간다면 그 자체로도 좋은 일일뿐 아니라 북미대화의 좋은 효과를 미치는 선순환적 관계를 맺을 것”이라며 “북미대화 성공 가능성에 많은 기대를 걸고 싶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북미 모두 대화의 문을 걸어잠그지는 않았다는 점도 재차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미국은 국내정치상황도 있지만 이란문제도 있고 여러 가지 복잡한 일들이 많았는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생일축하 메시지를 보낸 것은 미국이,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을 여전히 가장 중요한 외교 상대로 여기고 있다는 의미”라며 “뿐만 아니라 대화를 계속해나가려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계속해서 “북한도 연말이라는 시한을 설정한 바 있기에 시한을 넘기면 북미관계가 파탄나지 않을까 걱정하는 분들도 많았지만, 북한은 시한을 넘어서도 여전히 대화의 문을 닫지 않았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또 “북한의 요구조건이 미국으로부터 수용돼야만 대화할 수 있다는 조건을 강조하기는 했지만 그것은 종전에 해왔던 주장과 달라진 바 없다”면서 “북한 역시 대화의 문을 열어두고 있고 대화를 하고 싶다는 뜻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shindw@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