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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장시각] 44.2% vs 23.03% vs 11.46%…진짜 서울 집값 상승률은?
뉴스종합| 2020-01-14 14:26

“국가승인 통계에 따른 최근 3년 간(2017~2019) 서울 집값 변동률은 11.46%입니다.” 국토교통부는 얼마전 한 매체가 ‘지난 3년간 44.2% 뛴 서울 도심 집값, 글로벌 도시 상승률 1위’라고 보도한 데 대해 이렇게 해명했다. 국가 공인 통계 작성기관인 한국감정원 자료를 근거로 이른바 ‘팩트체크’를 하니 보도가 틀렸다는 거다.

서울 도심 집값이 44% 올랐다는 건 글로벌 국가, 도시 통계비교사이트인 넘베오(NUMBEO)의 최신 지표를 인용한 것이다.

집값 통계는 발표하는 기관마다 조사하고 작성하는 방법이 달라 자주 혼선을 일으킨다. 국토부는 넘베오에 대해 “사용자가 직접 입력하는 자료를 기반으로 하는 데다 모든 국가·도시에 동일한 산정 방식을 적용해 한계가 있고, 사용자의 주관적 해석이 반영될 여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런데 한국감정원 집값 통계도 수시로 비슷한 비판을 받는다. 정부 산하 공기업이 작성하는 국가 공인 통계여서 정부의 입김이 작용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한국감정원 집값 시세는 조사자가 거래사례, 중개업자 의견 등을 고려해 작성한다. 한국감정원 직원이 직접 작성하다 보니 아무래도 정책효과를 고려할 수밖에 없다는 의심을 산다.

작년 12월 정부가 12·16부동산 대책을 발표한 직후, 한국감정원 서울 아파트 주간 변동률은 크게 변동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2월16일 기준 0.2%에서 다음 주인 23일 기준 0.1%로 상승폭이 절반이나 준다. 같은 시기 KB국민은행의 서울 아파트 시세 주간 변동률 자료로 0.2%에서 0.19%로 변동이 미미한 것과 비교된다. 정부 공인 통계기관의 시세로는 집값이 빠르게 안정세를 찾지만, KB국민은행 시세로는 당장 큰 변화는 나타나지 않았다.

은행 대출 근거로 활용하는 KB국민은행 통계는 집주인들이 매주 내놓는 집값을 기준으로 중개업자들이 직접 작성한 자료를 바탕으로 한다. 집주인의 호가 반영률이 높다는 한계가 있지만, 실시간 시장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는 데 유용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KB국민은행 통계로 지난 3년간 서울 주택값은 17.49% 뛰었다.

집값 시세가 ‘주택’ 인지, ‘아파트’ 기준인지에 따라서도 수치가 크게 달라진다. 일반적으로 주택 시세라고 할때 아파트는 물론 연립, 단독주택을 모두 포함한 것이다. 그런데 최근 집값을 따질 때 아파트만을 기준으로 삼는 경우가 많다. 거래 사례가 많아 집값 흐름을 보다 객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집값 상승폭이 큰 아파트와 상대적으로 덜 오르는 연립주택 등을 함께 따지면 '평균의 착시'도 발생할 수 있다.

실제 한국감정원 통계로 지난 3년간 주택시세는 11.46% 올랐지만, 아파트만 따지면 14.36% 상승했다. 연립주택은 5.23% 상승하는데 그쳐 전체 주택 상승폭이 낮아진 것이다.

KB국민은행 기준으론 지난 3년간 서울 아파트값은 23.03%나 뛰었다. 강남구, 송파구, 영등포구 등 30% 전후로 오른 곳도 많다. 주택수요가 가장 많은 아파트를 기준으로 할 때, 서울 주택값 상승폭이 2006년 이후 가장 큰 건 팩트다. 어떤 시세 변동률이 더 객관적인가.

박일한 건설부동산부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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