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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종섭 의원 불출마 선언...TK 친박 불출마 물꼬 트나
뉴스종합| 2020-01-19 14:51

[헤럴드경제=최정호·이원율 기자]대구경북(TK) 친박계 의원 중 첫 불출마 선언이 나왔다. 그동안 당 내 10여명의 의원들이 불출마를 선언한 가운데서도, 지역적 이점에 쉽게 공천을 포기하지 않았던 TK에도 큰 변화의 바람이 예상된다.

정종섭 자유한국당 의원은 19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과감한 인적 쇄신과 통합이 진정한 의미대로 성공할 수 있도록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며, 한국 정치의 세력 교체와 대한민국 살리기에 헌신하고자 한다”며 불출마를 선언했다.

자유한국당 국방위원회 소속 이종명(왼쪽부터), 정종섭, 백승주, 박맹우 의원이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북한의 9.19 군사합의 위반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 의원은 “박근혜 정부에 참여해 정부개혁과 제왕적 대통령제 폐지 등과 국가 대개조에 노력했지만 충분히 이루지 못했고,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우리 당의 셀프탄핵도 막지 못했다”며 불출마 선언 이유를 설명했다.

물갈이에 대한 소신도 밝혔다. 정 의원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사태에서 야당과 손잡고 셀프탄핵을 주도한 사람들과, 뿌리 깊은 계파 갈등에 책임이 있는 핵심 인사들은 모두 총선 불출마를 선언해 세력교체와 통합의 길을 여는 것이 올바른 자세”라고 촉구했다. 탄핵 찬성파와 또 당시 국정 농단에 동조했던 일부 친박계들 모두 불출마 해야 한다는 의미다.

헌법학자 출신의 초선인 정 의원은 2012년 한국당 전신인 새누리당 공관위 부위원장을 지냈으며, 박근혜 정부 시절 행정자치부 장관을 역임했다.

한편 김형오 전 국회의장이 공천관리위원장으로 확정된 이후 첫 친박계 불출마 선언이 대대적인 총선 물갈이로 이어질 가능성에 정치권은 촉각을 곤두세웠다.

공천관리위원회 위원장으로 임명된 김형오 전 국회의장이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와 첫 회동을 하며 서민의 삶을 담은 그림을 선물하고 있다. 연합뉴스

실제 한국당 내 수도권과 부산경남(PK) 현역들을 중심으로 불만 목소리가 노골적으로 일고 있다. 그간 당세가 강한 곳에서 수혜를 입은 만큼, 적극 희생에 나서야 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다. 수도권의 한 의원은 “더욱이 지금은 당이 절체절명 위기 상황이지 않느냐”며 “TK 지역에서 희생 기류가 형성되면 당장 쇄신 태풍이 불 수 있다”고 했다. PK의 한 의원은 “TK 의원 모두 저마다 사명감을 갖고 있겠지만, 당이 살려면 결단이 필요하다는 점을 알 것”이라고 했다.

이에 TK 지역 의원들은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총선철만 되면 TK를 흔든다는 불만이 흘러나온다. 한 TK 의원은 “매 총선에 콕 들어내 인물을 바꾸면 TK 주민들은 좋아하겠느냐”며 “소탐대실의 우를 범할 수 있다.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choij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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