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일반
‘동성애 광고’ 거부한 美방송사 CEO 사임
뉴스종합| 2020-01-25 06:33

[헤럴드경제=김우영 기자] 동성애를 연상하게 하는 광고를 놓고 회사와 충돌했던 미국 TV방송사 최고경영자(CEO)가 사표를 던졌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지난 11년간 홀마크채널 모기업인 크라운미디어홀딩스의 CEO로 재직해온 빌 애보트가 오는 25일부로 사임할 예정이다.

크라운미디어홀딩스를 소유한 홀마크카드는 이를 확인했으며 후임자를 찾고 있다고 WSJ에 밝혔다.

구체적인 사임 이유는 전해지지 않았지만 지난해 12월 논란이 됐던 결혼식 서비스 업체 '졸라'의 ‘신부 키스’ 광고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해당 광고에는 2명의 여성이 결혼식장에서 키스를 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애보트는 2019년 11월 홀마크채널이 성소수자(LGBTQ)에 친화적인 프로그램에 문을 열 것이라고 말한데 이어 12월에는 신부가 키스를 하는 결혼 광고를 내보냈다.

광고가 전파를 탄 뒤 보수적인 미국 가족협회는 홀마크채널에 “동성 커플 광고 방송을 재고하라”며 강력 항의했다.

결국 홀마크채널 경영진은 해당 광고 방송을 중단했다.

그러자 이번에는 성소수자 권리 단체들이 반발했다. 성소수자 단체인 글래드는 홀마크채널에 광고를 하지 말라는 시위를 벌였다. 배우 윌리엄 샤트너는 SNS에 “광고를 돌려놓아라!”라고 말하는 등 유명인들의 비판도 거셌다.

모기업인 홀마크카드 경영진은 이후 다시 이를 번복하기로 결정했다. 당시 홀마크카드의 마이크 페리 CEO는 “크라운미디어가 해당 광고를 철회한 것은 잘못된 결정”이라고 밝혔다.

여파가 계속되면서 지난해 홀마크채널의 크리스마스 전주 시청률은 2018년에 비해 약 200만명이 줄어든 170만명에 그쳤다. 지난 9월부터 방영을 시작한 드라마 시청자수는 17% 급락했다.

kwy@heraldcorp.com

랭킹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