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일반
[위기의 항공업] 노선 다변화에도 탑승률 ‘뚝’…출발부터 불안한 LCC
뉴스종합| 2020-01-26 08:01
서울 강서구 김포공항에 대기 중인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 여객기 모습. [연합]

[헤럴드경제 정찬수 기자] “지난해에는 1분기 수익으로 1년을 버텼지만, 올해는 시작부터 마이너스다.”

최근 만난 저비용 항공사(LCC) 관계자는 올해 업황 전망에 희망이 안 보인다며 이렇게 말했다. 여행객은 꾸준히 늘고 있지만, 포화한 노선과 낮아진 운임으로 연간 수익 계획조차 세우기 어렵다는 토로가 이어졌다.

지난해 ‘일본 보이콧’이 시작이었다. 단거리 노선에 집중된 저비용 항공사의 특성상 일본 노선은 연간 전체 수익의 절반을 차지할 정도로 효자 노선이었다.

중국 당국의 일시적인 신규 취항 금지와 홍콩 공항 폐쇄, 보잉 기체 결함 등 악재도 잇따랐다. 해가 바뀌자마자 ‘우한 폐렴’이 전 세계를 강타하며 항공업 둔화는 예상된 악순환의 굴레로 치닫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적사들의 국제선 여객은 전년보다 3%밖에 늘지 않았다. 2010년 들어 가장 낮은 성장이다.

특히 저비용 항공사의 운항 수는 11% 증가했지만, 탑승객은 6% 늘어나는 데 그쳤다. 무리한 공급 확대로 국제선 운임은 10% 이상 하락했다. 4분기 영업적자 규모가 3분기의 두 배에 달할 것이란 우울한 전망도 제기된다.

항공사별로는 국토부의 제재를 받고 있는 진에어가 6개월 연속 국제선 여객이 감소했다. 저비용 항공사 1위인 제주항공은 1% 늘어나는 데 그쳤다. 탑승률을 올리고자 운임을 경쟁사보다 내린 이스타항공만 1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에 설치된 모니터에 '우한(武漢)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폐렴'과 관련해 발생지역 방문 시 주의사항이 표시돼 있다. [연합]

올해는 더 어려운 비행이 예상된다. 할인 관계 회복 분위기에 따른 기저효과가 예상되지만 단거리 노선의 공급 부담이 단기에 해소되기 어렵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중동발 리스크로 우호적으로 작용했던 유가마저 급등해 고민은 더 크다.

가속하는 점유율 경쟁도 변수다. 저비용 항공사의 단거리 국제선 점유율은 국내선보다 개선되는 추세다. 지난 12월 제주항공이 점유율 10%를 탈환한 가운데 진에어(6.1%), 티웨이항공(6.4%), 이스타항공(4.4%) 모두 점유율이 소폭 상승했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외항사들의 국제선 실적이 증가한 것을 고려하면 여전히 우리나라 해외여행 수요는 부진한 모습”이라며 “노선 공급 부담이 해소되기 어렵다는 점에서 저비용 항공사들의 이익 정상화 속도는 완만하게 진행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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