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 신종 코로나發 수출 비상, 차원 다른 대책 나와야
뉴스종합| 2020-02-03 11:31

신종 코로나바이러스(CV)가 우리 경제에 끼칠 영향이 점점 커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중국의 성장률은 1분기에만 2%포인트 이상 떨어지고 우리 경제도 0.4%포인트 이상의 영향을 받으리란 전망이 나온다. 하지만 전망일 뿐이다. 실제로는 더 나빠질 가능성이 높다. 그만큼 상황은 악화 일로다.

3일 기준으로 중국의 CV확진자는 1만6615명, 사망자는 360명이다. 기하급수적 증가다. 2003년 사스 때와 비교도 안 된다. 당시 9개월간 중국에선 확진자가 5327명, 사망자가 349명이었다. CV는 아직 잡힐 기미도 없는데 벌써 확진자는 3배 이상이다. 지금도 중태가 1200명을 넘고 5백명은 위독한 상태다.

한국 수출은 중국에 4분의 1이 걸려있다. 17년 전 사스 때도 우리 분기 성장률이 1%나 떨어진 경험이 있다. 중국 영향과 의존성이 더 높아진 지금 영향은 더 크다. 방한 관광객 감소와 내수위축은 당연하고 무엇보다 수출감소 대책이 절실하다.

안그래도 수출은 아직 먹구름이다. 1월 수출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6.1% 감소한 433억5000만달러다. 14개월째 내리막이다. 정부는 “설 연휴로 조업일수가 2.5일 줄어들었음에도 일평균 수출액이 증가해 이 정도로 선방했다”고 평가하는 모양이지만 안이한 인식이다. 그래봐야 2018년 수준이다. 이미 감소한 수출을 기준으로 따지는 건 의미가 없다. 이번엔 왜 기저효과를 말하지 않는가. 우한시를 포함한 후베이성 직접 수출 비중이 0.3%에 불과하다는 걸 강조해서도 안 된다.

1월 수출엔 신종 코로나의 영향이 거의 없었다. 2월은 다르다. 이미 타격과 영향이 심각하다. 춘제 (중국의 설) 휴가를 연장해 9일까지 중국 대부분의 대기업은 공장 가동을 멈췄다. 중국 전역이 비슷하다. 가동이 정상 궤도에 오르려면 그로부터 2~3주가 필요하다. 부품과 원자재를 비롯한 모든 연관산업들이 다 정상이 아니기 때문이다. 2월은 공치는 셈이다. 그것도 신종 코로나가 더 이상 극성을 부리지 않을 때 얘기다.

차원이 다른 대책이 논의되어야 한다. 실물경제 대책반, 애로사항 청취, 무역금융지원, 수출선 다변화라는 뻔한 레퍼토리 재생으로는 안 된다. 신종 코로나 사태 기간만이라도 노사분규 금지나 수출기업 특별연장근로 허용까지도 검토해야 한다. 마스크 제조사에만 국한할 일이 아니다.

홍남기 부총리 주재의 3일 ‘신종 CV 대응 경제관계장관회의’가 이달 중 수출지원대책을 마련하겠다는 선언적 구호에 그친 것은 아쉽기 그지없다. 그렇게 여유가 많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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