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일반
원유 시장 불안감 최고조
뉴스종합| 2020-04-10 11:28

9일(현지시간) 석유수출기구(OPEC)와 10개 주요 산유국 협의체 OPEC+가 하루 1000만배럴 규모의 감산계획 합의에 실패하면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초유의 수요 급감 사태를 맞고 있는 원유 시장의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

최근 국제 유가는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원유 수요 감소와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 간의 ‘증산 경쟁’으로 20년 만의 최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OPEC+는 지난달 6일 원유 수요 감소에 대처하기 위한 감산에 논의했으나 증산을 지속하겠다는 러시아의 불참으로 결렬됐다. 이후 사우디가 4월부터 산유량을 늘리겠다고 러시아에 맞불을 놓으면서 가뜩이나 과잉 공급에 흔들리고 있던 원유 시장은 ‘붕괴 위기’에 직면했다.

이날 OPEC+는 긴급 화상회의를 열고 내달 1일부터 6월 30일까지 두 달간 하루 1000만배럴 규모의 원유 감산에 나선다는 계획에 합의점을 찾는 듯 했다.

수요 급감과 원유 초과 공급에 따른 펀더멘탈 위기에 공감하면서 다수의 회원국들이 감축 계획 동참에 동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외신들은 사우디와 러시아가 각각 하루 330만배럴, 200만배럴 씩 총 500만배럴 규모의 감축분을 떠안는 한편, OPEC+이 7월부터 올해 말까지 하루 800만배럴, 내년 1월부터 2022년 4월까지 하루 600만배럴 등 감산 규모를 단계적으로 줄여나가기로 했다며 구체적인 감산 계획을 보도하기도 했다.

그러나 멕시코의 반대로 합의 도출에 실패하면서 원유 시장은 더욱 거센 ‘충격’에 휩싸일 전망이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이날 긴급 회의는 멕시코의 수용 거부로 결국 합의 없이 끝났다. OPEC+은 10일 다시 회의를 열어 감산안을 계속 논의한다는 계획이다.

OPEC+ 감산 회의에 대한 실망감이 높아지는 가운데, 미국과 캐나다 등 OPEC+ 외 산유국들이 감산 노력에 동참할지 여부도 향후 국제 유가의 향배를 가름할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 최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원유 생산은) 시장 논리 하에 자연스럽게 움직이는 것”이라면서 감산을 촉구하는 국제 사회의 요구를 거부하고 나선 바 있다.

일각에서는 10일 사우디의 주최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에너지장관 특별 화상회의에서 OPEC+ 측이 원유 수입국에 전략 비축유 확대 등을 명분으로 수요를 적극적으로 늘려 달라고 요청하는 한편, 사우디가 OPEC+를 대표해 미국, 캐나다 등 OPEC+ 외 산유국에 하루 500만 배럴을 감산할 것을 요구할 것이란 전망이 제기된다. 손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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