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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도 못 말린 ‘모동숲’ 열풍
뉴스종합| 2020-04-10 11:31

지난 3일 전국 이마트 매장 앞에는 긴 대기행렬이 생겼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대형마트를 찾는 발길이 뜸해졌지만 이날만큼은 달랐다. 일본 닌텐도사의 신작 게임 ‘모여봐요 동물의 숲’(모동숲)을 구매하기 위해 몰려든 사람들이었다. 모동숲 입고일은 5일이었지만 점포마다 입고수량이 최대 20여개에 불과해 이틀 전부터 인파가 몰렸다. 이마트는 대기 고객이 몰려 안전이 우려되자 번호표를 배부하고 조기에 예약을 마감했다.

모동숲이 코로나19 확산 속에서 전 세계적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모동숲은 닌텐도의 게임기인 ‘닌텐도 스위치’를 이용해 즐길 수 있는 게임이다. 무인도로 이주해 마을을 꾸미고, 동물 주민들과 교감하는 단순한 설정이지만 아기자기한 감성 덕에 ‘힐링 게임’으로 불린다. 올해 3월 20일 첫 출시 이후 전국 온·오프라인 매장에서 순식간에 동났다. 이달 초 2차 물량이 풀렸지만 이 또한 순식간에 품절됐다. 현재는 웃돈을 주고도 구하기 힘든 상태다.

대형마트는 모동숲 열풍으로 뜻밖의 특수를 누리고 있다. 이마트가 모동숲 출시일인 지난달 20일부터 이달 8일까지 매출을 집계한 결과 전년보다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닌텐도 스위치 본체, 타이틀 매출이 각각 226.7%, 222.8% 급증했고 조이콘 등 스위치 보조 기기(178%) 매출도 크게 늘었다. 이마트에 따르면 지난달 20일 입고된 ‘닌텐도 스위치 모동숲 에디션 본체’ 900개 물량은 판매 시작과 동시에 완판됐다. 지난 5일 2차로 입고된 1000개 물량도 순식간에 동났다. 모동숲 공식 판매처인 롯데마트와 홈플러스도 상황이 비슷했다.

모동숲 품귀 현상이 빚어지면서 정품과 중고 제품 모두 비싼 가격에 팔리고 있다. 가격 비교 사이트 다나와에 따르면 지난달 17일 정가인 36만원에 거래되던 모동숲 본체는 현재 76만원에서 최대 88만원으로 올랐다. 중고거래 사이트에서는 55~60만원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일부 소비자들은 대형마트, 전자상가 등 오프라인 매장에 소량 남은 재고를 구하기 위해 발품을 팔고 있다. 게임 예약 판매 사이트 ‘예판넷’에서는 제보를 통해 대형마트 재고와 예약 인원을 실시간으로 공유하는 글이 올라와 있다.

최근 모동숲 본체를 구매한 직장인 안모(30)씨는 “4월 초 2차 물량을 구하기 위해 대형마트 4~5곳을 돌았으나 모두 허탕쳤다”며 “결국 전자상가에서 20여만원 웃돈을 주고 구매했으나 후회는 없다”고 말했다. 학생 최모(25)씨는 “온라인 판매처인 대원몰은 접속 자체가 어렵고 오프라인에서도 구하기 힘들다”며 “4월 중순 이후 추가 물량이 풀린다는 소식을 들어 애타게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모동숲 품귀현상은 당분간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에서 판매하는 스위치 본체와 보조 기기들은 닌텐도 중국 공장에서 생산하고 있지만, 코로나19 영향으로 생산이 지연되면서 현재 국내에 신규 물량이 들어오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박로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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