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일반
‘막말 논란’ 차명진 “윤리위, 현명한 결정 감사”…김종인 “한심한 결정”
뉴스종합| 2020-04-10 14:15
차명진 미래통합당 경기 부천병 후보가 10일 오전 서울 영등포 중앙당사에서 열린 윤리위원회에 참석한 뒤 입장을 밝히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 ‘세월호 텐트’ 발언으로 논란이 된 차명진 미래통합당 후보(경기 부천병)가 ‘탈당 권유’ 통보를 받았다.

통합당은 10일 당 윤리위원회를 열고 차 후보에 대해 이같이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는 김종인 총괄 선거대책위원장이 요구한 ‘제명’보다 한 단계 낮은 처분이다. 당규를 보면 탈당 권유를 받은 당원은 10일 내 탈당하지 않을 시 곧바로 제명된다.

당 윤리위는 보도자료에서 “선거기간 부적절한 발언으로 당에 유해한 행위를 한 사실이 인정된다”며 “다만 상대 후보의 ‘짐승’' 비하 발언에 대해 이를 방어하고 해명하는 측면에서 사례를 인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윤리위가 거론한 사례는 차 후보가 지난 8일 방송된 OBS의 후보자 초청토론회에서 “혹시 ○○○ 사건이라고 아세요?”라며 “2018년 5월에 세월호 자원봉사자와 세월호 유가족이 텐트 안에서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문란한 행위를 했다는 기사를 이미 알고 있다”고 말한 것을 지칭한다.

당시 김상후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그 발언에 앞서 한 역사학자의 말을 인용해 “사람들이 진보와 보수로 나뉘는 줄 알았는데, 세월호 참사를 겪고 보니 사람과 짐승으로 나뉘더라고 했다”고 했다. 이는 자신을 ‘짐승’으로 비유한 표현이었고, 이번 공격에 방어하기 위해 ‘세월호 텐트’ 사건 기사를 인용했다는 차 후보의 소명이 일부 받아들여진 모습이다.

차 후보는 윤리위 출석에 앞서 소명을 위해 쓴 입장문에서 “김 후보는 ‘세월호 사건’을 신성시하는 편은 사람, 그렇지 않은 편은 짐승이라고 했다. 누가 진짜 짐승인가를 알려야 할 필요성을 절감했다”며 “‘세월호 우상화’를 이용해 권력을 누리는 자들에게 이용당하는 유가족을 구출하기 위해 ‘세월호 텐트’ 사건을 폭로했다”고 주장했다.

‘○○○’이란 말을 쓴 것을 놓곤 “너무 적나라한 표현을 피하려고 영어사전에 나온 단어를 순화했다”며 “인터넷 언론에는 2018년 5월 등재됐다. 지금 이 순간까지도 지워지지 않은 기사 내용”이라고 덧붙였다.

김종인 미래통합당 총괄선대위원장이 9일 오후 경기도 의왕시 포일동 한 아파트단지 앞에서 제21대 국회의원선거 의왕·과천에 출마한 신계용 후보 지원 유세를 위해 유세차에 올라 마스크를 벗고 있다. [연합]

차 후보는 윤리위의 결정에 승복하겠다는 뜻을 밝혔었다. 윤리위의 의결대로 10일 내 탈당하거나 이에 따르지 않고 제명될 것으로 예측된다.

차 후보는 다만 총선이 닷새밖에 남지 않은 데 따라 통합당 후보로 총선은 치를 수 있다.

그는 페이스북에 “윤리위의 현명한 결정에 감사드린다”며 “통합당 후보로 선거를 완주한다. 바로 선거 운동을 시작했다”고 썼다.

김종인 위원장은 이 소식에 “윤리위 결정이 한심하다”며 “시간도 임박한 만큼 더는 이걸로 이야기하기 싫다”는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yu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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