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일반
‘쿠팡 감염’ 빠른 확산세…진단검사 대상자만 4015명
뉴스종합| 2020-05-27 18:13
경기도 부천 쿠팡 물류센터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집단으로 발생한 27일 오후 경기도 부천시 오정동 쿠팡 부천 물류센터에 적막감이 흐르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뉴스24팀] 경기도 부천 쿠팡 물류센터와 관련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빠른 속도로 늘어나는 배경이 주목되고 있다.

방역 당국은 이태원 클럽이나 돌잔치 뷔페식당처럼 비좁은 공간에 많은 인파가 몰리는 곳이 아니라 지상 7층의 거대한 규모의 물류센터에서 발생한 집단감염 사태여서 심층 역학 조사에 착수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27일 오전 9시 현재 쿠팡 부천물류센터와 관련된 코로나19 확진자는 36명이다.

그러나 이날 인천에서만 19명이 추가되며 쿠팡 관련 확진자가 오후 5시 현재 30명으로 늘어나는 등 서울·인천·경기 등 수도권에서 관련 확진자는 급속히 확산되는 추세다.

방역 당국은 이처럼 확진자가 급증한 이유를 파악하려면 ‘의심 증상 발현시 휴무’등의 개인 방역수칙이 제대로 준수됐는지 살펴보는 것이 필요하다고 설명한다.

김강립 중대본 1총괄조정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아프면 쉰다는 수칙이 지켜지기 어려운 상황이었는지, (아니면) 이외에도 방역수칙이 잘 지켜지지 않은 부분은 없는지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쿠팡 물류센터 근무자들은 아프면 쉬어야 한다는 방역수칙을 알면서도 실제 현장에서는 이를 준수하기 어렵다고 토로한다.

쿠팡 인천 물류센터에서 1년 넘게 단기 아르바이트 중인 한 근무자는 “단기 알바도 출근 때 다음날 출근 가능 여부를 체크하는데 만약 일이 있거나 몸 상태가 안 좋아서 빠지게 되면 다음에 일을 다시 잡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쿠팡 알바 지원자는 늘 많기 때문에 몸 상태가 안 좋아도 돈을 벌어야 하는 사람들은 일자리를 계속 유지하기 위해 참고 나가서 일하는 경우가 많다”고 덧붙였다.

쿠팡 부천물류센터에서는 08∼17시 오전조, 17∼02시 야간조, 23∼08시 심야조로 근무자를 모집하고 7만2000원∼9만9000원의 일당을 지급해 젊은 층뿐 아니라 40∼50대 중년층에게도 인기가 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함께 마스크 착용 수칙이 철저하게 준수되지 않아 코로나19 감염이 확산했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현장 근무자들은 처음에는 마스크를 착용하지만, 출고 시간을 맞추기 위해 작업 속도를 높이다 보면 숨을 원활하게 쉬기 위해 마스크를 턱 밑으로 내리고 일을 할 때도 적지 않다고 한다.

부천물류센터에서 근무한 20대 한 직원은 “일부 근무자들은 일하는 중에 마스크를 벗기도 했지만, 관리감독자들은 세세하게 주의를 주지 않았다”며 “이곳은 단기 아르바이트생이 많고 처음 보는 근무자도 많아 관리·감독이 소홀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물류센터 특성상 관련 근무자가 수천 명에 이를 정도로 많은 인력이 동시에 근무한 점을 고려하면, 확진자는 앞으로도 더욱 늘어날 수 있다.

확진 환자가 노출된 지난 12일과 18∼24일 상시근무자는 1023명이며 일용직과 납품업체 직원까지 합치면 현재 진단 검사 대상자만 4015명에 이른다.

방역 당국은 직장에서 방역 수칙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으면 대규모 감염으로 이어지는 두려운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며 직장 내 방역 수칙 준수를 거듭 당부했다.

online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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