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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타이슨 두 번 살다
뉴스종합|2020-06-08 11:41

복싱팬들의 추억을 자극하는 그 이름 ‘핵주먹’ 마이크 타이슨(54)이 돌아왔다. 돈이 궁해 기웃거리는 퇴물로서가 아니라 말끔하게, 품위를 유지한 채다.

주먹 하나만 믿고 하늘 높은 줄 모르던 때가 있었다. 현역 시절 만 20살에 최연소 헤비급 챔피언이 된 뒤 3대 기구 통합 왕좌에 올랐고, 50승(44KO) 6패의 성적을 거뒀다. ‘도쿄 반란’으로 불리는 제임스 더글러스 전 역전 KO패 이전까지 37연승, 19연속 KO를 달렸다. 가장 뛰어난 복서는 아니었지만 가장 파괴적인 주먹으로 데일 것같이 뜨거운 80~90년대 전성기를 보냈다. 벌어들인 돈은 천문학적이었다. 미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지난 해 마이크 타이슨의 누적 수입을 7억달러(약 8600억원)로 집계했다. 농구의 마이클 조던, 골프의 타이거 우즈 등 금세기 최고 스타들과 겨뤄 역대 10위권에 드는 어마어마한 부를 쌓았다.

그러나 스멀스멀 피어오르던 자만과 탐욕이 그를 집어삼켰다. 자기관리 실패로 마약, 성범죄 등 범죄에 연루되며 교도소를 들락거렸다. 기량도 급전직하, 퇴출당하듯 링을 떠났다. 온갖 오명을 뒤집어 쓴 채 그 막대한 부를 다 날리고 2003년 파산했다. 인생 저 꼭대기의 정점을 찍어본 사람이 순식간에 나락으로 떨어졌을 때 심정은 어땠을까. 다시 일어서기가 쉽지 않았을 것이다. 전성기가 짧은 복서는 한철 장사인데, 다른 재주도 없이 남은 건 망가진 몸과 마음뿐이었다.

그런데 타이슨은 이런 역경을 언제부턴가 모두 이겨내고 멀쩡히 제2의 삶을 누렸다. 토크쇼 등 예능에 출연해 예능감을 뽐내던 그는 영화 ‘엽문3’에서는 주인공 견자단과 명장면을 만든 배우로서도 실력을 과시했다. 2018년 시작한 합법 대마 재배업체 ‘타이슨랜치’에선 월매출 50만달러 정도가 나온다니 사업가로서 수완도 발휘하고 있다.

그는 이제 모두를 한 번 더 놀라게 해줄 태세다. 지난 4월 말 자선기금 마련을 위해 한시적 복귀 의사를 천명한 그는 현역 때만큼은 아니어도 군살을 뺀 근육 붙은 몸을 공개했다. 그의 훈련을 도운 트레이너는 20대 체력과 힘이 느껴졌다며 찬사를 연발했다.

타이슨이 복귀 의사를 드러내고 머지않아 공교롭게도 숙적 이밴더 홀리필드(58)도 링에 돌아온다고 선언했다. 사실상 파산 상태여서 돈이 필요하다고 솔직히 털어놨다. 사전교감은 없었다면서도 이미 타이슨 측과 생애 세 번째 대결에 대한 의사를 교환했다고 한다. 마침 잘됐다. 홀리필드는 타이슨에게 두 번 싸워 모두 패배를 안긴 인물이다. 이긴 비결이 지저분했다. 반복적인 클린치에 이은 더티복싱으로 정통 인파이팅에 충실했던 타이슨을 흔든 것은 물론, 고의적인 버팅과 로블로까지 서슴지 않았던 것이 후에 비디오 분석으로 드러났다. 두번째 대결에선 버팅에 눈가를 강타당해 피를 본 타이슨이 참지 못하고 귀를 물어뜯는 바람에 더 나쁜 놈으로 매도됐지만 말이다.

타이슨은 사람이 달라졌다. 넘치는 남성호르몬을 주체 못하던 짐승은 이제 없다. 호르몬에 지배되지 않는 평안한 중년 아재다. 전성기 때의 강력한 펀치를 되찾진 못해도 그 나이에 다시 링에 선다는 사실만으로도 올드팬의 가슴은 뛴다. 아울러 인생에서 좌절을 겪고 있는 이들에게 다시 일어설 수 있다는 재기의 아이콘이 돼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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