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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김필수]‘니콜라 테슬라’가 가치주가 되기까지
뉴스종합| 2020-06-16 11:17

#.요즘 미국 증시의 최대 화제주는 전기차 업체 테슬라다. 주가가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그런데도 더 간다는 의견이 나온다. 지난주에 주당 1000달러를 첫 돌파했는데, 4년 뒤 2만2000달러까지 가능하다는 전망이 나왔다.

성장성이라는 꿈만을 동력으로 삼았던 테슬라 주가는 최근 실적(올해 연간흑자 전망)이라는 모터까지 달았다. 가치를 인정받은 것이다. 멀리 볼 것도 없다. 지금 주위를 보라. 소리 없이 곁을 지나가는 테슬라 모델3가 지천이지 않은가(1분기에 국내에서 팔린 전기차 2대중 1대가 테슬라).

#.지난주 한국 증시에서 눈길을 끌었던 화제주는 수소전기차 업체 니콜라다. 니콜라 주식을 가진 한화에너지, 한화종합화학 등까지 주목받았고, 두 회사를 통해 간접적 수혜가 예상되는 지주사 한화까지 덩달아 주가가 올랐다.

이제 막 나스닥에 상장한 니콜라 주가 폭등의 동력은 테슬라처럼 지금은 성장성뿐이다. 그런데도 100년 명성의 자동차 기업 포드를 시가총액에서 제쳤다. 역시 테슬라처럼 곧 ‘실적’ 모터를 달 것이라는 기대감에서다(테슬라와 니콜라의 교집합은 태생에도 있다. 니콜라 테슬라라는 전설적 공학자에서 영감을 받고, 회사 이름을 각각 그 성과 이름에서 따 왔다).

글로벌 경기는 안좋은데, 각국 주가는 급등세여서 말들이 많다. 이른바 경기와 주가의 디커플링이다.

이런 디커플링의 연장선상에 ‘성장주 vs.가치주’ 논쟁이 이어진다. 지금 달리는 말(성장주)에 올라탈지, 앞으로 달릴 말(가치주)로 갈아탈지 논쟁이다.

현재의 급등세를 이끄는 성장주는 미국증시에서는 ‘FAANG(페이스북, 애플, 아마존, 넷플릭스 구글)’, ‘MAGA(마이크로소프트, 애플, 구글, 아마존)’ 등으로 상징되는 주식들이고, 한국에서는 언택 3대장이자 ‘NNK(네이버, NC소프트, 카카오)’로 대표되는 종목들이다.

반대 편에 가치주가 있다. 코로나19 국면에서 소외된, 전통의 항공주, 은행주, 조선주, 정유주, 자동차주 등이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로 시장의 판이 바뀌었다며 성장주에 힘을 실어주는 분위기다.

주가는 경기와 마찬가지로 사이클이 있고, 주도주도 순환하기 마련이다. 지금 주가는 우상향이고, 성장주가 주도하고 있다. 투자자들은 불안해한다. 넘치는 돈의 힘으로 만들어진 주가의 거품이 언제 꺼질지 몰라서다(모름①). 그리고 자신들이 대거 투자한 성장주가 언제 가치주에 주도주 자리를 내줄지 몰라서다(모름②).

재미없는 결론을 내겠다. 주가는 장기적으로 우상향한다. 규모가 커지는 경제와 결국엔 커플링된다는 얘기다. 그래서 모름①에 대한 답은 장기투자다. 그렇다고 아무 주식이나 사서 무작정 들고 있어선 안된다. 그래서 모름②에 대한 답은 가치성장주(성장가치주)다. ‘네모난 동그라미’처럼 들리는가. 하지만 위에서 성장주로 언급한 FAANG, MAGA, NNK가 이미 가치성장주로 도약했고, 예컨대 SSS(삼성전자, SK텔레콤, 셀트리온)는 가치주이면서 동시에 5G와 바이오를 이끄는 성장주이기도 하다.

얼마나 길어야 장기투자일까. 정답은 없고, 쉽지는 않다. 20세기에 발명왕 토머스 에디슨에 가려졌던 새내기(성장주) 니콜라 테슬라가 21세기에 한국과 미국 증시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주식으로 치면 가치주로 인정받기까지 무려 한 세기가 걸린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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