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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도 3차 북미정상회담 불 지피기…“도움 되면 할 것”
뉴스종합| 2020-07-08 16:54
도널트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7일(현지시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3차 북미정상회담에 대해 북한이 만나고 싶어하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며 그렇게 하겠다고 밝혔다. 북미정상이 2019년 2월 베트남 하노이에서 만나 2차 북미정상회담을 갖고 있다. [헤럴드DB]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간 3차 북미정상회담 개최를 둘러싼 기류가 예사롭지 않다.

문재인 대통령이 오는 11월 미 대선 전 중재 의사를 밝히고, 미국 내에서 대선 직전 대형 이벤트를 의미하는 ‘10월 서프라이즈’ 가능성이 제기된데 이어 북미정상회담 당사자인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3차 북미정상회담에 대해 긍정적 입장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7일(현지시간) 미 ‘그레이TV’와의 인터뷰에서 3차 북미정상회담과 관련해 “나는 그들이 만나고 싶어하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며 “우리도 물론 그렇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과 추가 정상회담을 할 것이냐는 거듭된 질문에도 “만약 도움이 된다면 그렇게 하겠다”고 답변했다.

또 3차 북미정상회담이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는 “아마도”라면서 “나는 김 위원장과 매우 좋은 관계를 맺고 있다”며 북미 정상 간 신뢰를 재확인했다.

한국을 방문중인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부장관 겸 대북특별대표가 북한과 대화에서 유연한 입장을 강조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비건 부장관과 한미 북핵수석대표협의를 가진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8일 “비건 대표는 북한과 대화 재개시 균형 잡힌 합의를 이루기 위해 유연한 입장을 가지고 있다는 점을 재확인했고 관련 노력을 지속해나가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비건 부장관은 남북관계 진전을 통한 북미대화 견인이라는 선순환을 그리고 있는 한국의 구상에도 힘을 실었다.

그는 “우리는 남북협력이 한반도에 더 안정적인 환경을 조성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믿는다”며 “한국 정부가 북한과 남북협력 목표를 추진하는 데 있어서 완전히 지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북한의 남북 연락채널 차단과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 뒤 한국 내에서 증폭된 한미 워킹그룹을 비롯한 미국의 과도한 통제에 대한 비판론을 불식시키는 동시에 북미협상이 꽉 막힌 상황에서 한국의 역할에 대한 기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관건은 북한의 호응 여부다. 북한은 이미 3차 북미정상회담 얘기가 불거지자마자 선을 긋고 나선 상태다.

이와 관련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은 지난 4일 담화에서 3차 북미정상회담에 대해 기억에서마저 삭막하게 잊혀져간다면서 “아연함을 금할 수 없다”며 “조미(북미)대화를 저들의 정치적 위기를 다뤄나가기 위한 도구로밖에 여기지 않는 미국과는 마주 앉을 필요가 없다”고 일축했다.

최 제1부상은 특히 “그 누구의 국내정치 일정과 같은 외부적 변수에 따라 우리 국가의 정책이 조절 변경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용으로 활용될 10월 서프라이즈 같은 이벤트에는 응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

권정근 외무성 미국담당국장도 7일 담화에서 “다시 한번 명백히 하는데 우리는 미국사람들과 마주앉을 생각이 없다”며 북미정상회담 의지가 없다고 못 박았다.

북한은 작년 2월 베트남 하노이 2차 북미정상회담 결렬 이후 미국에 연말 시한부로 ‘새로운 제안’ 제시를 요구하며 3차 북미정상회담 여지를 남겨둔 바 있다.

그러나 미국이 연말시한까지 새로운 제안을 내놓지 않자 나흘에 걸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를 통해 ‘정면돌파전’을 새로운 길로 채택하고 밀어붙이는 상황이다.

최 제1부상은 이를 “미국의 장기적인 위협을 관리하기 위한 구체적인 전략적 계산표를 짜놓았다”고 표현하기도 했다.

다만 최 제1부상은 미국을 향해 ‘우리와 판을 새롭게 짤 용단을 내릴 의지’를 대화의 전제조건으로 남겨뒀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선 가뜩이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으로 어려워진 재선을 앞두고 북한의 가시적 비핵화 조치가 없는 상태에서 제재 해제 등 ‘용단’은 위험부담이 크다.

shind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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